차명석 단장 출국, '1위→5위' LG가 더 강력한 1선발 찾는 이유

이형석 2024. 7.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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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종 기자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강력한 에이스급 투수를 찾던 중에 후보 한 명이 레이더망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7일 "우리 후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선수 한 명이 (시장에)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차명석 단장이 오늘 오전 급하게 출발했다"며 "강력한 1선발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상위 후보 두 명은 아니지만, 이번에 보러 간 선수도 괜찮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LG 감독. 

LG는 올 시즌 디트릭 엔스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면서 구단 외국인 역대 최다승 투수 켈리와 6년째 동행을 결정했다. 켈리와 엔스는 5월 25일 기준으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2명 중 평균자책점 21위, 22위였다. 염경엽 감독은 "둘 중 한 명은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칼을 빼 들었다. 며칠 후 차명석 단장이 교체 후보 점검 차원에서 미국으로 갔다. 

공교롭게도 엔스와 켈리는 구단이 교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호투하기 시작했다. 차 단장도 예정보다 일찍 귀국했다.

시즌 5승 8패 평균자책점 4.91의 켈리는 6월 평균자책점 2.91, 7월 3.71을 기록 중이다. 8승 3패 평균자책점 4.30의 엔스는 6월 평균자책점 3.10, 7월에는 2.33을 올렸다.
LG 켈리(왼쪽)와 엔스가 각각 자녀를 안고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최근 들어 두 투수 모두 안정세를 보이지만 정상 수성을 목표로 하는 LG의 성에는 차진 않는다. 

사실 LG는 지난해에도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러 우승했다. 아담 플럿코가 골반 부상 속에 퇴출을 당했다. 국내 검진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더 큰 부상을 우려하며 등판을 거부하자, 염경엽 감독이 팀 분위기를 걱정하며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지난해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KS)에 직행했고, 선발보다 훨씬 든든했던 불펜이 건재했다. LG의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은 3.43으로 1위였다. KS 2차전에서는 선발 투수 최원태가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점을 내주자 불펜 7명을 투입해 흐름을 바꿔 대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올 시즌은 불펜 사정이 다르다. 고우석이 꿈을 좇아 미국으로 떠났고 이정용은 입대했다. 팔꿈치 수술한 함덕주는 감감무소식이다. 홀드왕 출신 정우영은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 필승조로 기대한 박명근과 백승현은 부상 또는 부진으로 자리를 비운 날이 많다. 3년 연속 1위였던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올 시즌 5.01(5위)로 빨간불이 커졌다. 염경엽 감독이 "1선발급(에이스)이 하나는 꼭 나와야 한다. 1선발이 없으면 올해 불펜을 갖고는 포스트시즌(PS)에 가서도 좀 힘들다"고 하는 이유다. 그래서 더 강력한 선발진이 필요하고, 강력한 1선발을 찾는 것이다. 타격은 어느 팀과 맞붙어도 우위를 자신한다.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LG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7.09.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보려면 강력한 1선발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도 에이스급 투수가 없어 (불펜 싸움으로) 힘들게 했다"면서 "목표는 1등이지만 (졍규시즌) 2등만 해도 선발이 작년보다 훨씬 좋을 거로 생각한다. 1선발 투수가 대등하게 싸워주면 우리 팀 타격이 좋아 어느 팀과도 해볼만 하다"고 했다. 

또한 현재까지 흐름상 올 시즌 LG 우승 도전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KIA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KIA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려면 외국인 투수 맞대결에서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는 카드여야 한다. 

새 외국인 투수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려면 등록 마감일이 8월 15일까지다. 그러나 비자 발급 등 관련 절차를 모두 끝내려면 사실상 이달 말까지 마감해야 한다. 염 감독은 "이번에 차 단장이 (빈손으로) 그냥 들어오면 더이상 교체는 쉽지 않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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