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65% "후보 교체" 요구에도…바이든 '조기확정' 강행 전망
미국 민주당원의 65%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이전에 화상회의를 통해 바이든을 대선 후보로 조기에 확정짓는 방안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 가운데 바이든의 대선 완주에 찬성한 답변은 35%에 그쳤고, 후보 사퇴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65%를 기록했다. 바이든의 사퇴를 요구한 답변은 백인 사이에서 67%로 가장 높았고, 히스패닉 64%, 흑인 49%로 다르게 나타났다. 바이든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바이든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부정적 평가는 지난달 27일 TV토론과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을 계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TV토론 직전인 지난달 26일 공개한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42%가 긍정 평가를 했고, 38%만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의견 표명을 보류한 비율은 20%였다. 수치상으로 지난 20여일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부정적 평가 비율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의원들의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DNC는 전당대회 전에 화상회의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조기에 확정하기 방안을 강행할 기류다. 이는 지난 5월 후보등록을 마무리했던 시점에 정했던 방침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내 우려가 확산되면서 화상회의를 통한 조기 후보 확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진 상태다.
그러자 DNC는 이날 전당대회규칙위원 186명에게 서한을 보내 “8월 1일 이전에는 어떠한 표결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 조기확정 계획의 철회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흑인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인 BE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완주 의사를 재고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만약 나에게 의학적 상황이 발생해 의사들이 내게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이라고 답했다.
그간 “나의 정신은 매우 명료하다”며 사퇴 요구에 대한 분명한 거부 입장을 밝혔던 것과는 미세한 온도차가 나지만, 이를 후보 사퇴를 염두에 뒀다는 의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네서 “알다시피 나는 ‘거쳐 가는 후보’가 되고자 했고, 대통령직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일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이는 지혜만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미 단임으로 마치려던 4년전 계획을 수정했음을 분명히 한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할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음에도 우리는 일을 해내는 법을 알아냈다고 생각한다”며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어서 물러나기 꺼려진다”며 대선 레이스 완주에 무게를 실었다.
밀워키=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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