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36) 큰북

2024. 7. 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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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큰북
김소해(1947∼)

새끼 잃은 어미 소 그 울음을 들은 적 있다
들어 올린 북채가 화음을 치는 순간
가슴팍 소 한 마리가
길을 잃고 헤맨다

둥근 방점 쿵쿵 찍는 오케스트라 큰북 한 채
악기란 악기 소리 품어 안는 우렛소리
저음의 깊은 울림은, 텅
저 소의 빈 가슴이다
-서서 백년 기다릴게(황금알)

우리 아이는 우리가 거두자
새끼강아지들을 분양했더니 뒤늦게 그것을 안 어미가 새끼들이 있을 만한 곳을 모두 찾아다니다 풀이 죽어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미안하다고 개에게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미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업고 시신이 해체될 때까지 헤매다니더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 시조의 암소는 새끼를 잃자 우렛소리로 울었다고 했다.

“소쩍새 솥이 작아 배곯은 밤을 운다/노랑머리 엄마는 싫어 세 살 아이 울음 길다/무소식 희소식이란 말, 훌쩍 자란 보름달” - 입양

태어나는 아기 수도 줄어간다는 데 이제 제발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거두자. 부끄럽지도 않나?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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