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 침체기? 금빛 메치기로 뒤엎어드리죠”

피주영 2024. 7. 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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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 어벤져스 4인방. 유도는 역대 올림픽에서 모두 11개의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파리올림픽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진천=김성룡 기자

“유도에서 더는 금메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야 말겠습니다.”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스타들이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12년 만의 ‘금빛 메치기’를 다짐했다. 100㎏ 이상급 세계랭킹 1위 김민종(24)을 비롯해 이준환(22·3위·81㎏급), 안바울(30·13위·66㎏급), 김원진(32·23위·60㎏급)이 그 주인공이다. 유도 대표팀은 18일 결전지 파리로 건너갈 예정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11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의 전통적인 효자 종목 유도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이후 침체기에 빠졌다. 대표팀에 세계랭킹 1위 선수를 3명이나 보유했다고 해서 ‘유도 어벤져스’라고 불렸던 스타들이 나섰던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잇달아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다.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간판선수들이 줄줄이 은퇴하면서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던 남자 대표 7명 중에선 안바울과 김원진만 남았다.

베테랑들이 빠지면서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 유도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러나 든든한 신예들이 선배들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해볼 만 하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특히 김민종과 이준환의 성장은 한국 유도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대표팀 맏형 김원진은 “예전처럼 대표팀에 세계 1위 선수가 많지 않지만, 경험 많은 나와 (안)바울이 버티는 데다 ‘젊은 피’ (김)민종이와 (이)준환이가 가세하면서 신구의 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잘 이뤄졌다. 지금이 진짜 ‘어벤져스’라고 부를 만한 멤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둘째 형 안바울은 “선수촌의 악명 높은 ‘지옥 훈련’을 영화 속 히어로처럼 잘 견뎌낸 후배들이 대견하다. 파리에서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땀을 메달로 보상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도 종목은 올림픽 개막 이튿날인 27일부터 시작된다. 경량급 선수인 두 ‘형님’ 김원진과 안바울이 한국 유도의 선봉장을 맡는다. 김원진은 27일, 안바울은 28일 출격한다.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두 선수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리우올림픽과 도쿄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무대인 김원진은 생애 첫 메달에 도전한다.

김원진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이다. 남은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도쿄올림픽 직전 돌아가신 아버지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에이스 안바울은 파리에서 완벽한 ‘피날레’를 꿈꾼다. 안바울은 첫 올림픽인 2016년 리우에선 은메달,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올림픽 메달을 2개나 따고도 ‘비운의 선수’라고 불렸다. 이젠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한국 유도 최초로 올림픽 금·은·동을 모두 따낸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30일 81㎏급에 출전하는 이준환은 한국 유도에선 보기 드문 ‘일본 킬러’다. 일본은 유도 종주국이자,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쓸어담았던 최강국이다. 202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젊은 피 이준환은 두려움이 없다. 불과 2년여 만에 세계 3위까지 올라서면서 ‘괴물 신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가세 다카노리에게 여러 차례 굴욕을 안겼다. 이준환은 2021년 몽골 그랜드슬램(3회전)과 지난해 카타르 세계선수권(8강)에서 잇따라 나가세를 물리쳤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나가세를 꺾는다면 메달 획득은 어렵지 않다.

‘헤라클레스’ 김민종은 2일 최중량급인 100㎏ 이상급에 나선다. 도쿄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했던 그는 최근 기량이 급성장했다. 올림픽 전초전 격인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3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유도 최중량급에선 ‘아담한 체격(키 1m83㎝·체중 135㎏)’인 김민종이 2m대의 큰 키에 150㎏이 넘는 거구들을 잇달아 매트에 눕히는 비결은 화려한 기술이다. 타고난 순간 스피드를 앞세워 업어치기·허벅다리걸기·빗당겨치기·어깨로 메치기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김민종은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일을 틈틈이 돕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장동 둘째 아들’ 김민종은 “어린 시절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고기반찬을 챙겨주신 부모님께 금메달을 걸어드리겠다”고 했다.

「 이준환
생년월일: 2002년 6월 19일
소속: 용인대
체급: 남자 81㎏급
세계랭킹: 3위
주특기: 업어치기
올림픽 경력: 첫 출전

안바울
생년월일: 1994년 3월 25일
소속: 남양주시청
체급: 남자 66㎏급
세계랭킹: 13위
주특기: 업어치기
올림픽 경력: 2016 리우 은메달, 2020 도쿄 동메달

김원진
생년월일: 1992년 5월 1일
소속: 양평군청
체급: 남자 60㎏급
세계랭킹: 23위
주특기: 밭다리걸기
올림픽 경력: 2016 리우, 2020 도쿄 출전

김민종
생년월일: 2000년 9월 1일
소속: 양평군청
체급: 남자 100㎏ 이상급(최중량급)
세계랭킹: 1위
주특기: 업어치기, 어깨로 메치기
올림픽 경력: 2020 도쿄 출전

진천=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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