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밀병기’ 며느리 라라 연설…당원들 “USA” 열광
“잠언 28장에 악인은 아무도 쫓지 않아도 도망을 치지만 의인은 사자처럼 담대하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는 한 마리의 사자입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컨벤션 행사장. 도널드 트럼프(78) 전 미국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41)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이 “트럼프는 대담하고 강하며 두려움이 없다.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당 대의원과 당원들은 “USA”를 연호하며 격하게 호응했다.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 엔딩 무대를 장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트럼프의 비밀병기’로 불리는 며느리 라라 트럼프였다. 지난 3월 공화당의 ‘돈줄’을 틀어쥔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트럼프의 핵심 참모로 급부상한 라라는 이날 트럼프를 치켜세운 약 20분의 찬조연설로 전당대회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껏 뜨겁게 달궜다.
라라 의장은 “트럼프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시아버지이고 제 두 자녀에게도 훌륭한 할아버지”라며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트럼프에게 투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찬조연설을 마무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타블로이드 TV 프로듀서에서 당의 수장이 된 라라는 나흘간 열리는 ‘트럼프 축제’(공화당 전당대회)의 호스트”라고 평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를 졸업한 라라는 2014년 트럼프의 둘째 아들 에릭(40)과 결혼했다.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선거 캠프의 선임고문으로 활동했고, 상원의원에 출마한 라라는 트럼프의 요청으로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을 꿰차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당료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라라가 ‘트럼프 패밀리’라는 이유로 전국위 공동의장을 맡은 건 전형적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막강한 실세 권력으로 장녀 이방카(42)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43)가 꼽혔듯 ‘트럼프 2.0’을 바라보는 현시점에서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라라 등이 막후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닝메이트 J D 밴스를 트럼프에게 추천한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재집권 시 인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트럼프의 당 대선후보 확정을 발표한 이는 트럼프의 차남 에릭이었다. 에릭 곁에는 형 트럼프 주니어와 여동생 티파니, 라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예비경선 내내 트럼프를 ‘독재자’라고 몰아세웠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당내 정적들의 트럼프 지지 선언도 눈길을 끌었다. 2016년 경선에서 패한 뒤 트럼프 지지를 거부했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과 헤일리, 디샌티스가 이날 차례대로 단상에 올랐다.
헤일리는 “고맙게도 트럼프가 여러분의 이름으로 연설해 달라고 먼저 요청했고, 이를 기꺼이 수락했다”며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디샌티스와 크루즈도 트럼프의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트럼프는 이들의 발언 내내 뿌듯한 미소를 보였고, 수차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밀워키=김형구·강태화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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