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4조원 체코 원전 우선사업자 선정…尹 “팀코리아 감사”

한국수력원자력이 17일(현지시간)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이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에 다가간 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이다.

체코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어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 부지에 대형 원전을 최대 4기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수원으로 결정했다고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에 확정된 사업은 두코바니 5·6호기로 체코 측이 예상한 2기 건설의 총사업비는 약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다. 이 중 실제 한수원과의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테믈린 3·4호기 건설 여부는 추후 체코 정부와 발주사가 결정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이와 같은 결정 뒤 “‘팀코리아’가 되어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사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됐다. 팀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고 성태윤 정책실장이 이날 밤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며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프로젝트에서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준 체코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 건설 사업 수주를 위한 우선협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정치에 뛰어든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스페인에서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등 기회가 닿을 때마다 체코 대통령을 만나 원전 사업 수주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시공 능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관이 하나 돼 원팀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대통령께서 직접 원전 세일즈 정상 외교를 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전략 중 가장 주요했던 건 체코에 원전뿐 아니라 다른 산업도 함께 지원하는 패키지 전략이었다”고 전했다. 체코 정부는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에서도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바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허진·성지원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