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경제 성장 초첨 국정 운영"…노동당 정부 첫 킹스스피치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새로 출범한 노동당 정부가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을 초점에 두고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킹스 스피치 나선 찰스 3세 [AF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찰스 3세는 영국 런던에 있는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열린 의회 공식 개원식에서 국왕 연설(킹스스피치)을 통해 39개 입법 계획을 발표했다. 국왕 연설은 정부가 새 의회에서 우선해서 추진할 입법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연설문은 정부가 작성한다.

찰스 3세는 "선도적인 산업국가로서 영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성장과 부의 창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왕 연설은 안정적인 경제 운용과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부의 창출을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연설에 앞서 낸 성명에서 "성장의 잠금을 풀고 영국의 브레이크를 풀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대한 조세와 지출 변화는 예산감독청(OBR)의 독립적 평가를 따르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또 사회기반시설 및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경제 계획 작성과 이행 과정을 개혁하기로 했다.

연금 투자 활성화와 투자 촉진을 위한 국부펀드(NWF) 조성, 국영 청정에너지 기업인 GB 에너지 신설, 철도 서비스 재국유화,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대한 안전장치 등을 답은 법안도 추진된다.

찰스 3세는 "국경을 강화하고 거리를 더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국경안보본부 신설과 조직적 이민 범죄 단속을 위한 대테러 권한 강화로 망명과 이민 체계를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피고용인에게 불리한 '제로아워 계약' 금지, 임차인 보호 강화도 추진한다. 제로아워 계약은 최저 노동시간이 '0시간'으로 고용인이 필요할 때 근로를 요청하는 형태의 고용계약이다.

축구 발전과 팬 보호 강화를 위한 독립적인 축구 규제기관 신설 법안, 담배 구매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여 2009년생부터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하는 비흡연세대 법안, 상원 세습직 92석을 폐지하는 법안 등의 추진 계획도 국왕 연설에 담겼다.

외교와 국방 분야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대한 헌신, 핵 억지력을 포함한 병력 유지, 새로운 안보 협정을 포함한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재설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11월 즉위 후 첫 국왕 연설을 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한편 노동당 정부는 지난 4일 총선에서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했다. 따라서 노동당 정부가 작성한 국왕 연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때인 2009년 의회 개원식 이후 처음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