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4조 체코원전 짓는다…바라카 이후 15년 만에 수출

한지혜 2024. 7. 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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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이 한국형 원자로를 수출하는 건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000MW(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앞서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국내 업체들과 '팀코리아'를 꾸려 수주전에 나섰다.

체코는 원전 6기를 가동하고 있는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각각 2기씩 최대 4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 2036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기 건설 입찰을 따낸 한수원은 발주사인 EDUⅡ(체코전력공사의 자회사)와 내년 3월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고, 2029년 공사를 시작해 2036년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체코측의 총 예상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원), 2기 약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이며, 이 중에서 한수원과의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최대 24조원으로 추산되는 수주는 2009년 20조원의 UAE 바라카 원전을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한수원이 입찰에서 프랑스 전력공사(EDF)를 제친 것과 관련 "한국의 입찰이 모든 평가 기준에서 더 우수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막판까지 한국과 경쟁을 벌인 프랑스의 EDF는 2009년 UAE 수주전에 이어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체코 정부에선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 4기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전 수주는 탈원전 정책 폐기를 내세우며 집권에 성공한 윤석열 정부의 최대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가동 중이던 원전은 멈추고, 건설 중이던 원전까지 공사가 중단되던 K원전 업계가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세계 2위 원전 대국인 프랑스를 유럽에서 앞섰다는 점도 주목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소식을 접한 뒤 "팀코리아 되어 함께 뛰어주신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사업의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 팀코리아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성 실장은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라며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체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유엔 총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원전에 대한 세일즈 외교를 펼쳐 왔다고 성 실장은 전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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