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말고도 또 있다... 외국인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오른 ‘편의점’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CU홍대상상마당점.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온 리슈나(40)는 이곳에서 직접 컵라면을 끓여 먹고, 기념품으로 비빔면과 칼국수 라면을 샀다. 그는 "벨기에에 사는 엄마, 영국에 사는 동생과 함께 큰맘먹고 모녀 여행을 왔다"면서 “인스타그램에서 ‘서울에 가면 해야 할 쿨한 것들’이라는 영상을 보고 편의점에서 꼭 컵라면을 먹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생 로시니(37)는 “한국 편의점에는 맛있는 과자, 커피, 신선한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전자레인지로 매장 내에서 뜨거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점이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개별 자유여행 늘자 편의점도 '관광 코스'
외국인들이 찾는 편의점 분포 지역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CU에 따르면 서울시내서 해외 결제 수단 비중이 높은 점포는 5년 전만 해도 을지로와 명동의 호텔 근처에 집중됐지만, 올해는 을지로뿐 아니라 홍대와 용산, 올림픽 공원 근처 등 서울 구석구석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결제액도 늘고 있다. CU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코리아투어 카드’의 7월 매출은 전년 대비 14배 늘었고, GS25의 올해 상반기 위챗·알리페이 결제는 전년 대비 249% 뛰었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 사서 얼음 컵에 부어 먹는 것이 관광객들에게 유행”이라고 말했다.
홍대로, 성수로 ‘힙한' 편의점들
서울 성수동 GS25도어투성수점도 외국인 관광객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다. 이곳에는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원소주 등 인기 상품을 판매하고 상품 관련 팝업 매장도 주기적으로 연다. 특히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방문해 유튜브 콘텐트를 촬영하면서 K팝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GS25 관계자는 “유튜브를 본 외국인 관광객들이 아이돌이 앉았던 자리에 앉으려고 줄을 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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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탑승동 ‘기념품샵’ 같은 편의점
출국 직전 기념품을 사며 여행 마무리를 하는 곳도 편의점이다. 지난 4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는 ‘CU스낵&라면 라이브러리’가 생겼다. 과자 480여 종이 있는 이 매장은 국내에서 과자류가 가장 많이 비치된 CU점포다. CU관계자는 “출국 직전 기념품으로 한국 식품을 살 수 있는 최종 쇼핑몰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GS25도 인천공항 1·2터미널에 각각 매장을 두고 있다. GS25관계자는 “SNS 챌린지에 도전하려는 관광객들이 대용량으로 나온 점보라면을 귀국길에 구매하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맞기 위해 무인 환전 키오스크를 늘리고 유심·교통카드 판매 등 관광객을 위한 혜택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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