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 금리인하 안돼"…트럼프 속내는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금융시장은 미국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력한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금리 인하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도 다시 시작됐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블룸버그와 인터뷰였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한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이 선거에 앞서, 11월 이전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2028년까지 임기를 보장하겠다"며, "다만 그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을 때"란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정책을 선거와 연관시켜 정치 이슈로 키워왔습니다.
금리 인하가 "민주당을 돕기 위한 조치"라고 표현했는데, 사실상 금리 인하로 얻게 될 경기 부양 효과를 바이든이 가져갈 것을 비판한 것이죠.
이전부터 해온 이야기임에도, 총기 피격이란 위기를 넘기며 트럼프 말의 무게가 달라진 모습입니다.
<앵커> 미 연준, 그리고 파월 의장이 트럼프 발언에 영향을 받을까요?
<기자>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해온 만큼,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
과거를 돌이켜 봐도 연준 의장으로 파월을 발탁한 사람, 바로 트럼프였죠. 하지만 임기 내내 적잖은 잡음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가 "너무 느리고 적다"며, 파월 의장의 해임까지 거론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주장했었는데요. 당시 파월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나의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고 다 마칠 생각"이라며 "연준은 정치적인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보장받는 것이 경제와 국가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연준은 트럼프의 발언과 무관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데, 핵심은 트럼프가 금리 인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란 점입니다.
오히려 대선 이후 자신의 임기 때 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것이죠.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강조한 또 다른 하나가 달러의 '화폐 가치(Currency)'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달러가 미국 제조업체들에게 해가 되고, 오히려 경쟁국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밴스 부통령 후보도 지속적으로 강조한 부분입니다. 미 제조업의 부흥, 무역적자 완화라는 목표에서요.
따라서 당선이 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재임 시기에 그랬듯 기준금리 인하와 달러화 약세 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편, 오늘 밤에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금리 인하시기를 늦출 것을 거듭 강조한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데, 최근의 경기지표를 어떻게 판단할지, 또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의견을 더할지 관건입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차기 재무부 장관으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을 거론했습니다. 이건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네, 제이미 다이먼의 재무장관설은 오래전부터 부상했던 이야기입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해 미 연방정부의 디폴트 위기가 부상했을 때도 '전시 상황실(war room)'을 진두지휘하는 등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죠. 다이먼 회장이 최근 자신의 은퇴 계획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그가 정치인의 길을 걸을지도 관심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을 맡았던 스티븐 므누신도 골드만삭스, 월가 출신이었죠. 당시 므누신 재무장관이 볼커룰을 완화하면서 금융주가 고공행진했었는데, 이번에도 제이미 다이먼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월가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준 것입니다.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사이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과거 트럼프가 다이먼을 '과대 평가된 글로벌리스트(세계주의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몇개월만에 "존경한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던 다이먼 회장의 스탠스도 바뀔지 궁금합니다.
<앵커> 시장친화적 정책을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될 경우, 상당한 폭의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됩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손발을 맞춰왔던 우리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오늘 언급된 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 그리고 에너지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전부를 가져가 그들은 엄청나게 부유하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만 TSMC 등에 지급한 지원금을 지적했습니다. 대만에 대해서는 방위비를 내야한다고 압박했죠.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 셈법이 한국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IRA와 전기차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할 수는 없다" 지적하며, "IRA는 인프레이션을 증가시켰을 뿐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강력 비판했습니다. 미국에 2차전지 공장을 대거 건설 중인 국내 배터리 기업에 직격탄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어 에너지 정책으로 넘어가 신재생에너지보다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국 기업들의 법인세는 낮추고, 관세장벽은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는데요. 중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에 대해서도 관세를 강조하고,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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