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수십배 위험, 경주 토함산 ‘땅밀림’… 마을 위험권

박선영 2024. 7. 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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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경북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일대 3곳에서 일반 산사태보다 수십배 더 큰 위력을 갖는 땅밀림 현상이 발견됐다.

특히 이 땅밀림 현상은 도로와 마을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상황이다.

녹색연합이 16일 공개한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토함산·무장산·함월산에서 발생한 73개소 산사태가 피해지 중 경주시 황용동 2곳과 문무대왕면 1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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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석굴암 있는 경주 토함산 일대 3곳서 땅밀림 발견
녹색연합 보고서 “범곡리 마을, 영향권” 대응 시급 경고
경주 황용동의 땅밀림이 진행중인 현장 모습, 산지의 급경사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세계 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경북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일대 3곳에서 일반 산사태보다 수십배 더 큰 위력을 갖는 땅밀림 현상이 발견됐다. 특히 이 땅밀림 현상은 도로와 마을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상황이다.

녹색연합이 16일 공개한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토함산·무장산·함월산에서 발생한 73개소 산사태가 피해지 중 경주시 황용동 2곳과 문무대왕면 1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확인됐다.

땅밀림은 지하수가 차오르면서 약해진 땅이 비탈면을 따라 대규모로 서서히 무너지는 현상이다. 평소엔 서서히 진행되지만, 폭우와 지진이 발생하면 지반 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져내릴 수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5월 토함산 여러 곳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국보인 석굴암이 위험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녹색연합은 경주시와 산림청의 협조 아래 경주국립공원사무소와 산림청, 전문가들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황용동에 발생한 땅밀림 현상은 규모가 각각 1만2231㎡(약 3700여평)와 2701㎡(약 820평)로, 지방도 제945호선을 위협하고 있다. 녹색연합 측은 “이 두 곳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대형 산사태 위험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경주 문무대왕면 땅밀림 현장. 지반이 내려앉아 1.5m가량 벌어져 있다. 무너질 경우 대형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녹색연합 제공


문무대왕면에서 발생한 땅밀림의 경우 4561㎡(약 1380평) 규모로 범곡리 마을이 영향권에 든 상황이다. 범곡리 마을은 땅밀림 현장부터 계곡 아래로 연결되어 있어 당장 올여름 폭우나 집중호우가 내릴 시 선제적인 대피 명령과 집행이 필요하다고 녹색연합은 강조했다.

문무대왕면 범곡리 인근에서는 2018년 10월에도 땅밀림 현상이 발생해 국도 4호선 노반이 붕괴한 바 있다. 당시 도로를 지나는 차가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녹색연합은 “경주시와 경북도는 긴급히 땅밀림 대응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과한 대응만이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경주시는 대응 방안으로 17일 문무대왕면 범곡리 유역에 대해 사방댐 1곳을 설치하고, 45호선 계곡부에 사방댐 2곳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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