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레일 박고 시속 150㎞ 질주…휴직 경찰관에 딱 걸린 음주 운전 차[영상]

최종권 2024. 7. 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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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충북 진천군에서 흰색 승용차가 도로 가드레일을 충돌한 뒤 그대로 질주하고 있다. 이 운전자는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2%로 조사됐다. 사진 블랙박스 영상 캡처


청주청원서 최정섭 경위 17㎞ 뒤쫓아 검거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40대 남성이 육아 휴직 중인 경찰관과 추격전을 하다 붙잡혔다.

17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진천에서 청주까지 음주 운전을 하다 현장에서 체포된 A씨(45)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로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진천읍 신정리에 있는 직장 상사 집에서 회식하며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그대로 나왔다. 청주로 향하던 A씨 승용차가 도로 가드레일을 몇 차례 충돌하고, 이리저리 차선 변경을 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A씨가 이날 오후 6시42분쯤 진천읍 원동교차로를 지나던 장면은 청주 청원경찰서 경무과 소속 최정섭 경위가 목격했다. 1남 1녀를 둔 최 경위는 지난 3월부터 육아 휴직 중이었다. 그는 당시 진천읍에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문백면 자택으로 돌아가던 중 A씨 승용차를 발견하고 동료 경찰을 도와 약 17㎞를 뒤쫓았다.

최 경위는 “원동교차로에서 17번 국도에 올라서려던 A씨 승용차가 차선 유지를 못한 채 비틀거리나, 가드레일을 긁는 등 곡예 운전을 했다”며 “음주 운전이나 누군가를 납치하는 등 강력 범죄가 의심돼 112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 상황을 담은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진천터널 인근서부터 급가속한다.
김성식 청주청원경찰서장은 17일 오전 최정섭 경위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최종권 기자


최 경위 “2차 사고 막아 다행…익명 시민도 검거 도와”


최 경위가 쫓아오는 것을 직감한 듯 1·2차선을 급격하게 바꾸거나 가드레일에 부딪히고도 질주를 계속한다. 17번 국도 진천~청주 구간은 제한 속도가 시속 80㎞다. A씨는 구간 단속과 이동식 단속 구간을 무시한 채 과속했다. 최 경위는 “A씨가 시속 100~120㎞로 과속했고, 내가 따라붙자 속도를 150㎞까지도 올렸다”며 “2차 사고를 우려해 무리하게 A씨차를 막아서지 않고, 그의 뒤를 쫓으며 출동 경찰관에게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려줬다”고 했다.

A씨는 정체 구간인 청주 오창 창리사거리에서 멈춰섰으나, 경찰관이 다가가자 다시 달아났다. 오창지구대 경찰관과 최 경위는 도주하는 승용차를 함께 추격해 오후 6시50분쯤 17번 국도 공항로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를 앞서가던 익명의 시민이 자신의 차로 진로를 막았다. 최 경위와 경찰차가 A씨를 에워싸면서 추격전이 끝났다. 현장에서 측정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2%였다.

최 경위는 “도로를 달리던 다른 주민이 피해를 보지 않고 A씨를 붙잡게 돼 다행이었다”며 “출동한 동료 경찰관이 A씨 위치를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음주 운전자를 쫓아갔다”고 말했다. 김성식 청주청원경찰서장은 17일 최 경위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축구공과 육아용품을 선물로 줬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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