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선 전 금리 인하, 해서는 안 될 일"

오수연 2024. 7. 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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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
Fed 파월 임기 보장…다이먼 재무장관으로
대만, 美 반도체 100% 가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1월 대선 전에 기준금리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대선 전 금리 인하 안돼…파월 유지·다이먼 재무장관 고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이 선거 전, 오는 11월5일 전에 금리를 낮출지도 모른다"면서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 인하로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에 도움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말했던 기존 입장은 바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파월 의장)가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를 존경한다며, 그를 재무부 장관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바이드노믹스와 대치되는 트럼프노믹스에 대해서는 "낮은 금리와 세금, 기업을 미국으로 다시 유치하려는 인센티브"라며 "만약 필요하다면 관세나 다른 경제적 수단을 사용해도 괜찮다"고 정의했다. 또 "사업을 다시 우리나라로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재임 당시 법인세율을 21%까지 낮췄다면서 이번 임기에서는 15%까지 낮추고 싶다고 했다.

"관세는 경제·협상에 좋아"…IRA로 인플레 상승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60% 이상 대(對)중국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무역 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고 중국에 공급망을 둔 엔비디아, 퀄컴, 애플 등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의견에 "50%라고 했고, 60%는 들어본 적 없다"며 부인했다.

다만 "관세는 두 가지 일을 한다. 경제적으로 좋고, 협상에 정말 좋다"며 백악관 재입성 시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선 "그들은 우리에게 10%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60~100%에 달하는 새로운 관세 부과로 중국을 겨냥하는 것 외에도 다른 나라의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 상품을 충분히 구매하지 않는다는 익숙한 불만을 장황하게 늘어놨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로 인한 리쇼어링(국내 복귀)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기업)은 관세를 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전기차 관세를 피해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미국에 판매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멕시코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얻는가"라고 반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인플레이션을 증가시켰을 뿐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정면 공격했다. 또 풍력, 태양열 발전의 경제성을 지적하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IRA의 핵심축인 전기차 확산 정책에 대해선 "전기차에 반대하지 않는다.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일론(테슬라 CEO)은 환상적"이라면서도 "자동차를 100% 전기차로 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만, 美 반도체 100% 가져가…방위비 지불해야"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겠냐는 질문에는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이 우리에게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TSMC 등 해외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는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며 "(여기에) 짓겠지만, 이후 다시 자기 나라로 가져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과 나는 아주 잘 지냈다. 우리는 전쟁의 위험에 처한 적이 없다"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는 결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은 멍청하다"며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결혼하도록 강요했다. 그들은 결혼했고 사촌인 이란과 북한을 데려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우 위험한 세상"이라며 "(내 재임 시기엔) 전쟁이 없었고 문제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선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이민 제한은 경제를 재편하는 데 핵심"이라며 불법 이민으로 흑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사기’ ‘재앙’이라고 표현했던 암호화폐에 대해 최근 들어 입장을 바꾼 점에 대해선 "미국이 하지 않으면 중국이 암호화폐를 가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사업 매각을 명령한 틱톡에 대해선 더는 금지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틱톡을 지지한다. 경쟁이 필요하다"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견제했다.

재선에 성공하면 자신이 형사 기소된 사건들에 '셀프 사면'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번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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