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2분기 실적, 생보 웃고 손보 운다…제3보험·車보험 변수
생보사 제3보험 시장서 약진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올해 2분기 국내 보험사 실적이 업권별로 엇갈릴 전망이다. 생명보험사는 제3보험 시장 약진 등으로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의 여파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9곳(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코리안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2조1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1조7938억원)과 비교해 18.1%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업권별로는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손보사 당기순이익이 15% 늘어난 반면 생보사들은 35% 급감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5대 손보사(삼성·DB·메리츠·현대·KB)는 일제히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이번엔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생보사 중에선 삼성생명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9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3.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높은 실적 상승률 중 일부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2분기 1% 중반대의 채권을 3% 중반대의 채권으로 바꾸는 교체매매를 진행하는 등 3680억원의 투자손실을 냈다. 올해 2분기엔 투자손익이 흑자전환하고 본업인 보험손익도 안정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신계약이 안정화됐고 단기납 종신보험 비중 감소 등에 따라 전반적인 마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투자손익은 1분기부터 소멸계약의 회계처리 방법 변경에 따른 보험금융비용 감소와 금리 하락과 지수 상승에 따른 평가처분손익 개선 등의 영향으로 일반계정 기준 1608억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2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날 전망이다. SK증권은 암·치매 등 일반 보장성보험 중심의 판매 확대로 한화생명의 2분기 수익성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한화생명이 628억원의 투자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평가이익 반영과 지난해 비경상 평가손실의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이 인수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의 경우 2분기 당기순이익이 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투자증권은 동양생명의 올해 2분기 보험손익이 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어날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239억원으로 1018%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 2분기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인기가 식자 제3보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제3보험은 사람의 질병·상해나 이에 따른 간병에 대해 금전·급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취급할 수 있다. 생보사들은 최근까지 암·뇌·심장 관련 차별화된 특약과 고령화로 주목받는 간병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미래에셋·라이나 등은 최근 제3보험 관련 배타적 사용권을 잇따라 취득하며 상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협회로부터 독창성·유용성·진보성 등을 인정받은 상품에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년간 부여되는 독점 판매권이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을 제외하고 대체로 2분기 부진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대형사 중에서는 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따른 타격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5대 손보사의 1~5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4%로 전년동기(76.8%)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들어 장마가 시작되면서 침수 사고 발생 등에 따라 손해율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현대해상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규모 손실부담계약 환입에 이어 2분기 예실차(보험금과 사업비의 예상과 실제 차이) 개선으로 실적이 안정되고 있다"면서 "보험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동차보험손익은 54.5%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화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줄어들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장성 신계약은 1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요율 인하로 자동차 부문 실적도 다소 부진할 것"이라며 "비급여 의료비 증가에 따른 청구액 증가와 신계약 경쟁 심화에 따른 사업비 지출 증가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4483억원, 한화손해보험은 11% 감소한 916억원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31.4% 줄어든 9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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