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생방송' 엔소, 첼시 동료들의 정면비판과 연이은 '언팔'… 국제적 문제로 확산 중

웨슬리 포파나 X 캡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24 코파 아메리카 우승 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저지른 공개적 인종차별이 유럽축구계 한가운데서 큰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콜롬비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중 리오넬 메시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후배들이 끈질기게 경기를 끌고간 끝에 연장전에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한 방으로 정상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2021 코파 아메리카,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번 코파까지 이어지는 메이저 대회 3연패로 엄청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승 후 선수들이 기쁨을 나타내는 과정에서 금기시되는 행동을 햇다. 아르헨티나 축구계에는 오랜 라이벌 프랑스를 비하하는 노래들이 있는데,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켠 상태에서 "'프랑스 대표팀은 모두 앙골라 출신이지" "그들은 음바페처럼 여장 남자지"와 같은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적 내용이 포함된 가사를 부른 것이다. 노래가 시작되고 곧 라이브를 종료했지만, 전세계에서 보고 있던 라이브는 여러 곳에서 이미 녹화된 상태였다.

일이 크게 번지고 있다. 엔소의 첼시 동료 선수인 웨슬리 포파나가 X(구 트위터)에 문제 영상을 올리면서 '이게 2024년의 축구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종차별'이라는 문구와 얼굴을 손으로 감싼 이모티콘을 올려 정면으로 비판했다. 포파나는 코트디부아르계 프랑스인이다. 엔소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비꼰 아프리카계 프랑스 대표 중 하나다.

엔소 페르난데스(첼시). 게티이미지코리아

엔소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첼시는 유독 아프리카가 고향이고, 유럽 국적인 선수가 많은 팀이다. 포파나뿐 아니라 콩고계 악셀 디사시와 브누아 바디아실과 크리스토퍼 은쿤쿠, 나이지리아계 레슬리 우고추쿠 등 아프리카계 프랑스인 선수가 5명이나 된다. 넓게 보면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노니 마두에케와 카니 추쿠에메카, 시에라리온계 영국인 트레보 찰로바, 가나계 벨기에인 로메오 라비아도 페르난데스에게 모욕당한 셈이다. 첼시의 많은 선수들이 페르난데스의 행동에 분노해 소셜미디어에서 언팔로우 하는 등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축구협회(FFF)는 사건을 비판하는 공식 성명과 더불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와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조치를 취할 거라고 말했다. 법적 대응도 천명했다.

사진= 웨슬리 포파나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