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실세로 떠오른 트럼프 주니어…“거짓말쟁이 걸러낼 것”
“나는 권력의 자리에 단 한 명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재앙이 될 사람을 차단하는 것뿐이다. 나는 거짓말쟁이를 차단하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16일(현지시간) 11월 대선에 승리한다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거부권을 행사에서 여러분 편인 것처럼 가장하는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잘라내고 싶다. 우리는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대신 자신이 사람들을 걸러내 필요한 사람이 중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발언은 그가 트럼프 캠프에서 지닌 영향력을 드러낸다. 이날 트럼프 주니어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악시오스가 주최한 대담에 나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얼개를 설명했다. 전당대회 장소인 파이서브 포럼 인근의 작은 호프집에서 진행됐는데 각국 취재진이 대거 몰리며 일부는 되돌아가야 했다.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를 비롯해 일본, 호주, 이탈리아 등 주요국 외교관들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을 언급하며 “공화당에서 살아남으려면 그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때가 있었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며 자신이 머독 소유 언론사 폭스뉴스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발언이 공개되자 폭스뉴스는 즉시 “그는 모든 폭스뉴스 미디어 플랫폼에서 환영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는 해명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부친 승리를 확신했다. 진다면 속임수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패하면 선거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 사기가 아니면 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또 지난 13일 발생한 총격 사건이 아버지를 바꿨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총격 이후 (연설문 원고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전 것보다 톤을 낮추고 일부 수사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가 얼마나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파이터라는 점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필요할 때는 온건한 입장을 취하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격 사건 발생 직후 부친과의 첫 통화에서 “‘헤어스타일은 괜찮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농담을 한 일화도 공개했다. 충격적인 총격 사건 직후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악시오스는 J.D. 밴스 상원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주니어가 공화당 킹메이커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 주니어는 밴스 의원과 절친한 사이로 그가 공화당 상원의원 경선에 나섰을 때 부친 지지를 받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부통령 후보 지명 과정에서도 밴스 의원을 강력히 제안했다. 그는 밴스 의원이 차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밴스 의원은 이날 파이서브 포럼에서 후보지명 연설을 위한 무대 리허설을 취재진에게 오픈했는데, 트럼프 주니어는 그 자리에 찾아와 악수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는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보좌관으로 임명하며 가까이했다. 그러나 2기 행정부를 준비하면서 트럼프 주니어 부부와 차남 에릭 부부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을 위한 사전 검증 작업에도 깊숙이 개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전략가 알렉스 브루세비츠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주니어는 확실히 공화당의 리더로 여겨지고 있다. 그가 다음 세대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주니어와 밴스 의원을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유산을 이어갈 차세대 공화당 주자로 부상했다”며 지금의 트럼프 전 대통령 이미지를 탄생시킨 게이트키퍼라고 설명했다.
밀워키=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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