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트럼프 “해선 안돼” 경고

블룸버그 인터뷰…중국 등 수입품 관세 부과엔 확답 피해
“대만, 보험회사에 돈내듯 방위비 내야”
재선시 ‘셀프 사면’? “고려 안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1월 대선 전에 기준금리를 낮춰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연준의 대선 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어쩌면 그들이 11월 5일 선거 전에 할 수 있겠다. 그것은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전 에너지 비용을 낮춰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2028년까지인 임기를 마치도록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를 존경한다면서 그를 재무부 장관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간 언론에 보도되거나 자신이 인터뷰에서 밝힌 ‘대중국 60% 관세’나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10% 관세’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교역관계가 사실상 끝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지적에 대해 질문을 받고서 “난 (첫 임기 때) 50%를 했고, 60%는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60%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이후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60%보다 더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들이 우리에게 10%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 관세 ‘할인’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돌연 유럽연합(EU)을 비판하면서 “그들은 우리를 폭력적으로 대우한다. 그들은 우리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들의 차 수백만대를 수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미국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무역협정을 재협상했다면서 “일본은 우리한테 거칠었고 여전히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 기간 미국에 적대적일 수 있는 국가들이 자신에게 와서 ‘각하, 제발 관세를 멈춰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면서 관세가 경제와 협상에 크게 도움 된다고 예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전기차 확대 정책에 대해선 비판했다. 그는 “난 전기차에 이의가 없다. 전기차가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일론(테슬라 최고경영자)은 환상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가 주행거리가 짧고 매우 비싸고 무겁다면서 “그들은(바이든 행정부)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IRA의 전체나 일부를 폐기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직답은 하지 않으면서 “IRA는 인플레이션을 낮추지 않고 높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IRA가 지원하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문제를 지적하고서 “우리는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저렴한 가격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사기라고 규정한 암호화폐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우리가 하지 않으면 중국이 가져가서 할 것이다. 중국은 여기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난 대만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한데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년반 동안 중국이 러시아, 이란, 북한과 동조했다. 그리고 북한은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3년반 전과 비교하면 다른 세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은 바보”라면서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결혼하도록 강제했다. 그들은 결혼했고 작은 조카인 이란과 북한을 데려갔다”고 비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러시아와 합의의 일부로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제재는 모두를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난 제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갑자기 재임 기간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방법에 대해 더 설명하지는 않았다.

한편 자신이 형사 기소된 사건들과 관련해 재선에 성공하면 ‘셀프 사면’을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 필요 없다.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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