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2018 AG 금메달' 전북 장윤호와 김포 장윤호의 차이점은?
[풋볼리스트=김포] 윤효용 기자= 많은 기대를 받던 전북현대 유망주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장윤호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
김포FC 미드필더 장윤호는 한국이 기대하는 유망주였다. 전북 유스팀을 거쳐 프로 무대에 데뷔했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K리그1 우승 3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까지 더하면 우승 경험만 5번이다. 김포를 넘어 K리그2 전체로 봐도 커리어는 가장 화려하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현재는 K리그2에서 뛰고 있지만 장윤호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 3일 김포 솔터축구장에서 만난 장윤호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김포에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전북 시절처럼 많은 관심을 받는 삶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과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며 언젠가 찾아올 다음 기회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이하 장윤호 인터뷰.
-최근에 부상에서 복귀했는데.
부상에서 복귀해서 세 경기째 뛰고 있는데, 청주전 때 다친 곳이 또 아픈 상황이다. 그때도 진통제를 맞고 경기를 했었다. 안 다치려고 해도 제 스타일상 빼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참고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 해 목표를 잡는 게 부상 없이 하는 건데, 상황이 쉽진 않다. 안 다치고 싶은데도 다치니까 감독님도 고민이실 것 같다.
-그래도 잦은 부상이면 관리 노하우도 생기지 않나.
제가 2, 3년 전에 크게 햄스트링을 다쳤었다. 근육이 아예 끊어지는 부상이었는데, 서울이랜드 때는 아니고 전북에 돌아가서 제가 B팀에 있을 때 크게 다쳤었다. 그래서 5, 6개월 쉬고 김포로 온 것이다. 사실 근육은 관리가 크게 작용을 하고 관리 안 하면 티가 난다. 최근에는 근육 문제가 없었는데 뜬금없이 뒤꿈치 느낌이 이상하더라. 족저근막염도 아니고, 발 뒤꿈치에 충격을 흡수해주는 지방 같은 게 손상이 됐다고 하더라. 그래서 뼈가 바로 땅에 닿는 느낌이다. 축구화를 신으면 되게 아프고 발 앞꿈치로만 뛰어야 된다.
- 유망주 시절 때는 부상과 인연이 없었던 것 같은데.
학창 시절에도 다쳐서 하는 수술은 없었다. 프로와서는 참고 하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 정도면 참고하자는 스타일인데, 관리해야 하는 것도 프로가 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을 등한시한 것 같다. 조금씩 쌓이고, 쌓여서 부상을 많이 당한 것 같다.
-예전에는 그런 선수들이 많았을 것 같다.
예전에는 진짜로 많았다. 아파도 선생님 눈치보고 참고 하고, 그러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게 몸에 배여있다 보니까 그렇게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느데, 돌이켜보면 하루 이틀 쉬어야 했다. 쌓이다보니 몇 달 쉬게 되더라. 개인적으로 후회가 됐다.
-부상으로 전북전을 뛰지 못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그때도 운동한지 이틀 밖에 안 됐다. 솔직히 감독님께 찾아가서 뛰고 싶다고 말해야 되나 했는데, 그건 감독님이 판단하실 문제라 생각했다. 운동한 지 얼마 안 됐고, 뛰다가 다칠까봐 출전을 안 시키는 것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뛰고 싶었다. 전북은 제가 많은 걸 얻은 팀이기도 하고 지금도 많이 응원한다. 그런데 또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경기 보고 인사를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하프라인에 있었는데, 마음이 그렇더라. 형들한테 인사도 했는데, 너무 반가웠다. 트레이너 형들부터 해서 구단 분들도 같이 계셨는데 기분이 조금 그랬다.
-최재훈 선수는 질 것 같은 느낌이 없었다고 하더라.
솔직히 말하면 전북과 김포라고 하면 전력상 전북이 우세하다. 그러나 경기 내용만 봤을 때는 비슷하다고 저도 느껴졌다. 당시 저희가 성적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질 것 같은 느낌은 안 들었다.
-전북이라는 팀을 이긴 선수들의 반응은?
전북이라는 팀은 엄청 좋은 팀이고 위에 있어야 하는 팀이다보니 이긴 것에 대해서 얼떨떨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어땠냐고 물어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들 엄청 좋아했다.
-전북에 오래 있었는데, 어떤 점이 부진의 원인인 것 같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은 선수로 따졌을 때 저도 잘 될 때가 있고 잘 안 될 때가 있다. 워낙 좋은 팀이고, 언제든지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있는 팀이다. 제가 따로 물어보진 않는다. 분위기도 안 좋은데 형들한테 그렇게 물어보는 것도 실례다. 그러나 언젠가는 올라갈 것 같다. 너무 좋은 선수들도 많고, 제가 전북에서 뛸 때는 절대 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벤치에 앉아 있어도, 선제골을 먹혀도 그냥 이길 것 같았다. 경기가 없을 때면 전북 경기를 풀경기로 찾아보는데, 그런 느낌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전북 장윤호와 지금 장윤호는 어떤 차이가 있나.
전북 시절에는 너무 많이 배웠다. 선수 형들한테도 배우고 감독님에게도 그렇다. 저는 학창시절에 수비적인 스타일이 아니었다. 솔직히 프로 와서 수비를 배울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공격수와 2대1 상황일 때 그 두 명을 어떻게 막아야 되나 하는 것까지 되게 세세하게 알려주셨다. 그래서 전북 시절에 수빚거인 스타일로 많이 변하기도 했고, 그걸 토대로 또 좋은 기회도 받았다. 아시안 게임도 갔다.
그때 수비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면 김포에서는 감독님이 수비와 공격 둘다 원하신다. 제가 김포에 온 지는 2년 됐지만 굉장히 많이 배우고 있다. 프로 와서 수비로 내가 많은 기회를 받고 좋은 경험을 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공격적인 것도 많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요즘도 포워드 밑에 처진 스트라이커도 보고 있다.
-김포 선수들보다 우승 경험도 더 많은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가 있나.
제가 훈련을 하면서 뭔가 알려준다라는 느낌을 없었다. 전북에 있으면서 제가 물어보는 역할이었다. 지금은 제가 알려주는 상황이 됐는데 되게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은 팀에서 좋은 경험을 해서 제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김포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이제 K리그2 3년차인데, 2부 무대에 적응이 많이 됐을 것 같다.
아시다시피 K리그2 팀들이 거의 비슷하다. '이 팀은 이기겠다' 이런 게 없는 것 같다. 순위가 밑에 있는 팀이나, 위에 있는 팀이랑 해도 비슷할 때가 있다. 그래서 저도 매 경기마다 솔직히 많이 배워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 K리그1이 여유 있게 공을 찬다. K리그2는 뺏고 뺏기는 상황이 많다. 그래서 K리그2에서 더 많이 배우고 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부주장이었는데,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부주장이었다고 특별하게 제가 한 건 없었다. 거의 이틀에 한 번씩 경기가 있었고, 경기 뛰면 회복해야 했다. 호텔에서 밥 먹고, 수영장에서 회복 훈련하고, 또 경기하고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없다. 기사가 재미없어질 수 있는데, 정말 없었다.
-우승의 기쁨을 되살려보면.
우승하고 난 뒤에는 정말 너무 좋았다. 제가 8강에서 발목을 크게 다쳤다. 발목이 부어서 축구화가 다 안들어갈 정도였다. 그런데 완전 테이핑을 안하고 뛰어도 아프지가 않았다. 우승하고 나서 막 뛰어다녀도 안 아팠다. 기분에 따라 통증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전북 출신으로 함께 우승을 이뤄낸 김민재, 송범근과는 연락을 계속 하나.
범근이는 한 달 전에 미용실에서 봤다. 민재는 한국 들어왔을 때 집에 와서 밥도 같이 먹었다. 민재는 이제 밖에서 못 만난다. 가정도 있다보니 시간 나면 우리집에 오는 편이다. 민재와는 추억이 많다. 친구이다보니 축구 이야기는 잘 안하고 전북 시절에 재밌었던 이야기를 서로 나눈다. 당시에 결혼 안한 사람들은 무조건 숙소에서 있어야 했다. 둘이 사우나도 같이 하고, 배틀그라운드도 많이 했었다.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
-과거 이재성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그때 재성이 형 경기를 유튜브로 찾아볼 정도로 많이 배웠다. 축구를 선수한테 배운다라는 건 잘 없는 경우다. 보통 선생님을 찾아가서 배우거나 그런다. 그러나 재성이 형한테는 정말 많이 물어봤다. 슈팅부터 수비까지 어린 친구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굉장히 세세하게 많이 알려주셨다.
-이제 고참의 나이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의 목표는?
목표를 크게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지내고 있다. 남들은 전북에서 좋았는데 이제 김포에 오니 어떠냐고 물으신다. 저는 그런 건 크게 생각 안 한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큰 목표는 없지만 모든 축구선수는 국가대표가 목표다. 한 번 가서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
사진= 김포FC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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