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세요?" 이 질문이 대화 망친다…'습관의 힘' 그 저자 꿀팁
처음 만난 상대에게 "어디 사세요?" "어느 고등학교 나오셨어요?"라고 물어본 적, 많이들 있을 터다. 소통을 연구한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찰스 두히그에 따르면 이 질문은 역효과를 부를 뿐이다. 두히그는 국내에서도 화제였던 『습관의 힘』에 이어 이번엔『대화의 힘』(갤리온)이라는 신간으로 돌아왔다. 뉴욕타임스(NYT) 기자 출신이었다가 지금은 뉴요커에서 일한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두히그에게 이메일로 물었다. "지금 사는 동네의 어떤 점이 좋으세요?" "고등학생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가 좋다고 한다. 호구조사의 느낌이 아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궁금함을 물어본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그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건 인간이 가진 초능력"이라고 표현했다. 책엔 그가 수년간 수집한 다양한 사례가 담겼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할 때도 마지막 순간엔 실력보다는 공감 능력이 중요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능력 역시 소통에 있었다고 한다. MBTI의 E(외향성) 또는 I(내향성)와 무관하게, 누구나 대화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Q : 왜 지금 대화와 소통에 주목했나.
A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소통 능력 덕분이다. 하지만 대화라는 것도 공부를 해야 한다. 대화의 달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우린 대화하는 법을 연구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불통의 늪에 빠진다. 내향인이건 외향인이건, 외모가 매력적이건 평범하건, 누구나 대화를 잘할 수 있다. 대화에도 목적에 따라 종류가 다르고, 자연히 그 방법도 다르다. 의사 결정을 위한 것인가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기 위한 대화인가, 서로의 사회적 정체성을 파고들기 위한 대화인가 등등이 있다. 이 방법론을 숙지하면 누구나 슈퍼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다."
Q : 존대어를 쓰는 등 한국의 대화법은 다르지 않나.
A : "그렇지 않다. 물론 문화의 차이는 있다. 서로가 소통하는 방식과 습관은 다르지만, 대화의 목적은 하나다. 미국에 처음 온 사람은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크고 서로 대화를 하며 말을 자른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그건 대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운동화 끈을 왼쪽을 먼저 묶느냐 아니냐 정도의 차이랄까. 중요한 건 끈을 잘 묶는 것이고, 그 핵심은 모든 문화에서 동일하다. 중요한 건 상대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고 그를 위한 방법론을 익혀서 뇌에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Q :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이 지배하는 시대다. 보고 싶은 것, 읽고 싶은 것만 읽게 되는 시대에 소통의 방법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A : "약 100년 전 전화가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자료를 보면 사람들은 전화를 불편하게 생각해서 대면 또는 전보를 선호했다고 한다. 점차 전화에 익숙해지고, 잘 활용하게 되면서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이젠 전화와 이메일 메신저까지 소통의 방법은 더 다양해졌다. 어떤 내용은 전화보다 이메일로 전해야 하고, 메신저보다는 전화를 걸어야 하는 내용도 있다. 그래서 소통이 더 어렵긴 하다. 여기에 AI와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까지, 복잡해진 건 맞다. 하지만 그만큼 각 소통의 방식을 숙지한다면 더 편리하게 대화를 하면서 일의 능률을 끌어올리고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대화하는 법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Q : 지난달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각 후보의 대화는 어떻게 평가하나.
A :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기에 그 토론에 특정해서 코멘트하는 건 어렵다. 이렇게만 말하겠다. 소통의 핵심은 말하는 상대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인데, 요즘 정치인들은 그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화가 나고 동요하는 것이다."
Q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시도 직후 다양한 메시지를 냈는데. 트럼프도 슈퍼 커뮤니케이터로 봐야 할까.
A : "트럼프에 대해선 지금은 코멘트 하기 어렵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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