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재 목사의 후한 선물] 문제 없는 게 문제다

2024. 7. 1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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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아주 좋아하는 한 성도는 다국적 기업의 한국지사장이었다. 이분의 역량이 업계에서 소문이 났는지 더 큰 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가 여러 외국 대표들과 심층 면접을 하던 중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크게 깨달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그는 평소 교회에서 자주 들으며 마음에 새겼던 문장 하나가 떠올라 대답했다. “문제를 알면 문제가 아니고 문제를 모르는 것이 문제다.” 이 말을 노트에 필기까지 하면서 듣던 대표가 “다른 데서 이 말을 써먹어도 되겠냐”고 묻자 그는 “그러라”고 했다. 그는 결국 그 기업 대표가 되어 크게 쓰임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성도도 예수 믿기 전에는 자기 삶의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다. 세상에서 워낙 승승장구했기에 문제라고 할 만한 일이 없었다. 자기가 잘난 줄 알았기에 가정에서도 제 마음대로 살았다. 그러다 결국 이혼했다. 영원히 완벽할 줄 알았던 인생에 가정이 깨지는 큰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음이 곤고해졌다.

그때 지인의 전도를 받아 교회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주님을 만났다. 이혼으로 가정을 깨뜨린 문제가 자기였음을 깨닫고 회개했다. 세례를 받았다. 교회 공동체의 사랑과 위로를 맛봤다. 그렇게 십여 년이 흐른 지금 그는 이혼 위기에 있는 부부들을 누구보다도 애통한 마음으로 찾아다니며 이혼을 만류하고 가정을 살리는 귀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그의 인생에 이혼이라는 문제가 생긴 것이 문제일까. 그가 어떤 고난도 겪지 않고 계속 잘나갔다면 교회 뜰을 밟을 수 있었을까. 모를 일이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그는 문제 가운데 교회로 인도되어 모든 문제의 최종 해답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었다.

문제를 겪으며 주님을 만나 자기 인생의 근본 문제가 자신의 죄임을 알게 되었기에, 이제는 어떤 문젯거리를 만나도 그것을 탓하며 원망하지 않는다. 그 모든 문제보다 자기 자신이 더 문제임을 알기에 유일한 정답이신 예수님을 떠나지 않고 따라간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인생에 문제가 없는 게 문제다. 다윗은 “내가 형통할 때에 말하기를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하였도다”(시 30:6)라고 고백한다. 지금 형통하니까 앞으로도 문제없이 계속 잘 살 줄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 문제 없는 형통은 너무나 좋은 것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은 그 좋은 것을 결코 좋게 누리지 못한다.

문제없는 편안한 삶을 영양분 삼아 인간이 맺을 수 있는 열매는 교만과 게으름뿐이다. 다윗도 연전연승한 직후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와 동침하고 우리야를 죽이기까지 했다. 인생에 문제가 없으면 자신이 인생의 정답인 양 멋대로 행세한다. 그렇게 하나님을 점점 더 멀리 떠난다. 결국 영원히 풀지 못할 문제인 죽음의 노예로 삶을 마친다. 그래서 아무 문제 없는 인생이 오히려 문제다. 인생의 진정한 답이신 예수님을 만날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라 안팎으로 도저히 풀지 못할 것 같은 문제들이 쌓여만 간다. 저 멀리 우크라이나에서부터 우리나라 여의도까지 갈등과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교회마다 여름 사역이 한창인데, 교육부서 수련회 하나 준비하고 진행할 때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긴다. 각자 자기 참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가정은 말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도 관계와 일과 건강에서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예수 믿으면 범사에 잘되고 강건해야 하는데, 문제투성이인 자기 삶을 보니 마치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아서 괴로울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인 우리를 거룩하게 하려고 징계하시는 채찍이다. 자기 자녀가 진짜 잘되도록 훈육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이다. 아버지의 징계가 없으면 친자녀가 아니다.(히 12:8) 다시 말해 성도에겐 문제없는 게 문제다. 그러므로 지금 어떤 문제 속에 있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나를 사랑하시는 주께로 돌이키면 된다. 우리 주님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시기 때문이다.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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