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빈 힌고라니의 마켓 나우] 지금은 ‘중국 제외 신흥시장’에 투자할 때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주목받는 전략은? 중국 비중을 줄이고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Emerging Markets ex China, EMXC)’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최근 지표에 따르면 중국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향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특히 지속적인 미·중 긴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 때문에 서방의 압박이 중국 기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EMXC는 공급망 다변화와 풍부한 유동성 등의 요인 덕분에 장기적인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지정학적 요인, 탈탄소화 등 구조적 요인이 공급망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으로 향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둔화하는 반면, 다른 경쟁국들은 글로벌 FDI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이 주도하는 거대한 전환은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인 과정이며, 많은 신흥시장 경제와 기업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가장 큰 수혜자는 아세안(ASEAN), 라틴아메리카, 인도,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은 저렴한 노동력과 양호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원자재들의 주 생산국이다. 대부분 인구가 많고 젊은 층 비율이 높아 경제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 국가의 제조업 부가가치의 합은 중국의 절반 이하다. 따라서 공급망을 중국에서 약간만 이전해도 이들 국가의 제조업 부가가치가 많이 증가한다.
현재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기업들은 자본적 지출을 늘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본적 지출 증가와 신흥시장의 성과 사이에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EMXC는 소재·산업·금융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로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그린 인프라의 확산은 원자재에 대한 수요를 급증시키기 때문에 원자재가 풍부한 신흥시장이 수혜를 입게 된다.
풍부한 유동성 또한 매력적인 요소다. EMXC에는 시가총액이 20억 달러 이상인 상장 주식이 1200개 이상 있기에 투자 가능한 범위가 매우 넓다. 이는 유럽연합과 일본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거래 가치를 기준으로 한 6개월간의 평균 유동성은 유럽연합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신흥시장 투자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의 경제 규모와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며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다. 그러나 이는 다른 신흥국가들의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가리고 분산 투자 효과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투자자들은 중국과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을 분리해 투자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과 위험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고 신흥시장의 장기적 성장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나빈 힌고라니 이스트스프링 싱가포르 포트폴리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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