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라인, 장기적으로 일본 플랫폼 만들 것”
메신저앱 라인(LINE)을 서비스하는 라인야후에 대해 대주주 소프트뱅크가 단기적으로는 출자비율을 변경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플랫폼’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또 다른 대주주인 네이버와 출자비율 변경에 대해 논의했지만 “지금은 움직일 수 없다”고 소프트뱅크 관계자가 말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국산(일본)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주식 추가매입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했다.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는 한국의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본관계를 재검토하라’는 이례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사실상 네이버 소유 지분을 소프트뱅크로 매각하는 방안을 유도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선 “일본이 라인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라인야후는 지난달 라인앱 개발과 사업을 주도해 ‘라인의 아버지’라 불린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했다.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이던 신 전 CPO가 물러나면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 손 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에게 “일본의 인프라는 모든 걸 일본에서 가능하도록 하라”고 종용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라인야후는 지난 1일 네이버와 네트워크 분리를 2026년 3월까지 완료하고, 네이버와 네이버 클라우드에 대한 업무 위탁을 내년까지 종료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일본 총무상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처 내용이 제시돼 있고, 일부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긍정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정부 내에서는 라인 야후를 둘러싼 문제가 한일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출자비율) 재검토 논의가 잠잠해진 배경에는 외교적 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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