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동료들 과민반응!"…정말 충격! 인종차별하고 '적반하장'→코모의 역대급 '황당 성명'

김환 기자 2024. 7. 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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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코모 1907은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어떤 말이 오갔는지 밝혀냈지만,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사건은 16일(한국시간) 발생했다. 울버햄프턴과 코모 1907은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렀는데, 경기 도중 코모 1907의 한 수비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이를 들은 울버햄프턴의 윙어 다니엘 포덴세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수비수를 주먹으로 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개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경기를 이어갈 의사가 있냐고 물었고, 경기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통해 팀 전체가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황희찬은 경기를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1-0 승리로 끝났다.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황희찬이 친선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점, 그리고 포덴세가 상대 선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곧바로 보도됐다. 당시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의 리암 킨이 이를 자신의 SNS와 매체를 통해 보도했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다루는 등 순식간에 퍼졌다.

울버햄프턴의 상대였던 코모 1907은 이탈리아 자국 리그에서 각광받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코모 1907은 2020-21시즌 세리에B 승격을 확정 지었고, 지난 시즌에는 세리에B에서 2위를 차지해 세리에A로 승격했다.

코모 1907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승격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코모 1907의 감독은 선수 시절 스페인의 테크니션으로 이름을 날렸던 세스크 파브레가스인데, 파브레가스는 선수 커리어 막바지에 코모 1907의 플레잉 코치로 합류해 이후 감독으로 선임된 뒤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파브레가스는 당초 코모 1907에 입단할 당시부터 은퇴 후 코모 1907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약 조건을 달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건 덕에 파브레가스는 은퇴 직후 코모 1907 B팀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모레노 롱고 감독이 경질되자 1군팀의 감독 대행이 되어 코모를 승격시키고 정식 감독이 됐다.

하지만 코모 1907 선수들의 프로 의식은 아직 최상위 리그 수준이 아닌 듯하다. 전 세계가 인종차별 퇴출을 외치고 있는 2024년에 코모 1907 선수가 상대 선수, 그것도 아시아 선수인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사건 발생 이후 울버햄프턴은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해당 사건(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일)을 알렸고,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분노했다. 개리 오닐 감독은 사건이 벌어진 이후 황희찬과 대화를 나눠 황희찬이 경기를 그만둘 기회를 줬으나 황희찬은 계속 경기를 뛰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닐 감독도 울버햄프턴 구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차니(Channy, 황희찬의 애칭)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나는 차니와 이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팀 전체가 경기를 중단할지 아니면 황희찬 본인만 경기를 관둘지 확인했다. 황희찬은 팀과 함께하고 동료들이 필요한 대로 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는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경기에 영향을 준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며 코모 1907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이번 사건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오닐 감독은 계속해서 "황희찬은 정말 낙담했고, 나는 이를 이해하고 있다. 난 황희찬이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팀을 생각해 계속 뛰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황희찬은 이것이 프리시즌 일정이고, 동료들이 계속 뛰길 원했다. 본인이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했음에도 말이다. 차니는 괜찮을 거다. 황희찬은 우리의 지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아침에 황희찬을 다시 불러 상태를 점검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닐 감독은 "이를 대처할 만한 방법들이 있고, 우리는 스스로 경기장에서 나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우리는 이번 주에 정말 열심히 훈련하면서 좋은 일주일을 보냈다. 경기에서도 좋은 순간들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물론 경기 중에 이런 일이 생기면 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코모 1907의 수비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고, 이를 들은 포덴세가 주먹으로 상대를 가격했다는 것 외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전반전인 내용을 알 수 없었던 가운데 코모 1907가 공식 성명을 발표하면서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코모 1907은 16일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고, 모든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문제의 수비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이 동료 수비수에게 '그를 무시해, 그는 그가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단은 이어 "우리 선수와 긴 대화를 나눈 결과, 우리는 이번 일이 황희찬의 이름과 그의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Channy)'로 부른 것과 관계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가 중국의 유명 배우 재키 찬(성룡)의 이름과 유사해 황희찬을 재키 찬으로 지칭했다는 게 코모 1907 구단 측의 설명이다.

변명거리가 될 수는 있으나, 한국의 축구선수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의 이름으로 부른 것이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코모 1907의 태도다. 

코모 1907은 끝으로 "우리는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으로 인해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된 점에 대해 실망했다"라며 주먹질을 한 포덴세를 저격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이미 해당 사건이 인종차별 사건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코모 1907은 황희찬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울버햄프턴 선수의 격렬한 반응이 이번 사건을 키웠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코모 1907이 이번 일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해 논란을 빚은 코모 1907 구단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번 사건을 두고 반성하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코모는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와 배우 재키 찬의 유사성을 두고 말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

사진=연합뉴스,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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