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천추의 한을 품고 물러난다…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사임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끝내 우승트로피를 품지 못하고 물러난다.
축구종가의 자존심을 살렸지만 아쉬움 가득 남긴 채 흰색 유니폼과 작별한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8년 만에 잉글랜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16일(한국시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의 메시지'라는 제목과 함께 "삼사자(잉글랜드 별칭) 감독이 102경기 지휘 후 사임한다"며 그의 퇴진을 알렸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랑스러운 영국인으로서 잉글랜드를 위해 뛰고 잉글랜드를 관리하는 것은 내 인생의 영광이었다. 그것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했고 난 그것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변화와 새로운 장을 위한 시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8년 동안 선수들과 내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스태프에게 특별히 감사하다. 그들의 노고와 헌신은 매일 내게 영감을 줬고 난 그들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우린 세계 최고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의 지원은 내게 세상을 의미했다. 난 잉글랜드 팬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고 소감을 남겼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마지막 경기는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 경기가 됐다.
잉글랜드는 지난 16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유로 2024 결승전에서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0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올랐으나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우승을 위해 수비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전반은 스페인에 실점을 하지 않으며 전술이 통하는 듯했으나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에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잉글랜드도 저력은 있었다.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콜 팔머가 투입된 지 3분 만에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스페인의 골망을 가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으로 향하기 직전 스페인이 경기를 끝냈다. 후반 41분 마르크 쿠쿠렐라의 크로스를 미켈 오야르사발이 발에 맞췄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스페인은 남은 시간 잉글랜드 공세를 막아내며 12년 만에 유로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내내 경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잉글랜드는 대회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경기력은 전혀 그렇지 못했고 슬로베니아와의 조별 예선 3차전에서 팬들은 선수단과 감독을 향해 플라스틱 컵을 경기장에 던지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많은 비판이 향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했고 2골밖에 넣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졌다. 16강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에서도 전반에 실점을 허용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 주드 벨링엄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으로 향했고 연장에서 주장 해리 케인이 경기를 뒤집었다.
8강부터는 백3를 기용, 변화를 몰고왔다. 8강 스위스, 4강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고 스위스는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고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역전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스페인은 넘지 못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의 황금 세대를 이끌며 좋은 성과를 올렸으나 트로피는 안기지 못했다.
2016년 9월 부임한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처음 맡은 메이저 대회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러시아 월드컵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첫 대회임에도 4강까지 올랐다. 영국엔 "축구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Football is coming home)"이라는 노래를 울려퍼지게 했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한 채 '작은 성공'을 달성했다.
이후 치른 유로 2020 준우승이 아쉬웠다.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만났는데 결승전 장소가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이었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유로 대회 첫 우승이자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54년 만에 우승을 원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는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에 패하며 여정을 일찍 마감했고 이번 대회에서 황금세대를 바탕으로 우승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계약이 올해 12월 만료되기에 그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택은 자진 사임이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향후 차기 감독 선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은 일단 자국 지도자에 무게를 싣고 있다. 2022-2023시즌 브라이턴과 첼시를 지휘했던 그레이엄 포터 감독과 현재 뉴캐슬 사령탑인 에디 하우 감독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독일 출신 토마스 투헬, 위르겐 클롭 등 우승 경험한 감독 등도 거론되는 중이다. 첼시를 지휘하다 최근 물러난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추천받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축구협회 SNS,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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