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처음으로 ‘공무원’보다 ‘일반기업’ 더 선호… 임금 격차 확대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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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안 역할을 하던 공무원 인기가 눈에 띄게 식고 있다.
청년층(15~29세)의 취업 준비 분야 1위였던 '공무원'이 올해 최초로 '일반 기업' 취업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13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 준비생(56만5000명)의 23.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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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얘기만 나오면 학생들이 ‘그 돈 받고는 안 하겠다’고 해요.”(서울 한 사립대 A교수)
“어렵게 합격한 선배들도 그만두고 와서는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하니까 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지죠.”(지역 거점 국립대 B교수)
청년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안 역할을 하던 공무원 인기가 눈에 띄게 식고 있다. 청년층(15~29세)의 취업 준비 분야 1위였던 ‘공무원’이 올해 최초로 ‘일반 기업’ 취업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13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 준비생(56만5000명)의 23.2%다. 공공기관 등(11.8%)이나 고시·전문직(12.7%), 교사(3.8%) 준비생 등을 제외한 7, 9급 공무원 준비자 비율이다.
공무원을 제친 것은 대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 등과 같은 일반 기업(16만8000명, 29.6%) 분야였다. 청년층 취업 준비 비율에서 기업 취업이 공무원을 앞지른 것은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특히 여성 취업 준비생의 공무원 준비율(24.0%)도 올해 처음으로 기업(25.6%)에 역전됐다. 남성은 지난해 이미 ‘기업 취업 준비’가 ‘공무원’을 앞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인을 조사하진 않지만, 최근 공무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년층의 ‘공무원 선호도’는 취업 시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했다. 고용이 악화하면 재학 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늘던 것이 대학가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더라도 공무원 대신 대학원 진학이나 ‘그냥 쉬는’ 선택을 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졸업자 중 미취업 청년은 129만명으로 작년보다 2만9000명 늘었는데, 미취업 기간에 여가활동이나 진학준비 등을 선택한 청년이 22.1%나 됐다. 전년 대비 5.9%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청년층 고용 사정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3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은 올해 23만8000명으로 전년(21만8000명) 대비 2만명 늘었다. 미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3%에서 18.5%로 뛰었다. 청년 임금 근로자가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얻는 데 걸린 기간도 11.5개월로 역대 가장 길었다.
청년의 공무원 선호도 하락은 낮은 월급과 경직된 조직 문화 등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진단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낮은 임금을 고용 안정성과 공무원 연금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다”며 “지금 젊은 세대들에겐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논리”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은 본봉 187만7000원 등 세전 222만2000원을 받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은 임금 증가와 조직 문화 개선이 동시에 이뤄진 반면, 공무원 사회는 여전히 경직된 문화가 남아있다”며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라고 했다.
공무원 응시자도 해마다 감소세다. 올해 국가직공무원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37.2대 1에서 이듬해 35.0대 1, 2022년 29.2대 1, 지난해 22.8대 1로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B교수는 “학생들에게 매년 ‘진로 탐색’ 설문을 하는데, 일반 행정이나 경찰 소방 등 공무원을 적는 답변이 계속 줄고 있다”며 “지방이 이런데 서울 쪽은 공무원 기피 현상이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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