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독립 경영 조현상 부회장, 밸류업 나선 신사업 발굴·M&A 전문가 [CEO LOUNGE]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7.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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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상 부회장 1971년 서울 출생/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베인앤컴퍼니(동경·서울지사)/ 효성그룹 구조조정 TFT/ NTT Communications Corporation 본사 법인영업담당(동경)/ ㈜효성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효성 산업자재 Performance Group 사장/ ㈜효성 화학 Performance Group CMO/ ㈜효성 사장·전략본부장/ 효성그룹 총괄사장/ 효성그룹 부회장/ HS효성 대표이사(현)
최근 신설 지주사 HS효성이 공식 출범하면서 효성그룹이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을 밟는다. HS효성은 故 조석래 명예회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53)이 이끄는 지주사로, 지난 6월 14일 주주총회서 설립안이 승인됐다. HS효성은 장남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기존 지주사 ㈜효성과 독립 경영에 나서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이어간다. 다만, 사업 영역과 지분 구조 정리 등 형식적인 계열 분리까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지난 7월 1일자로 HS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HS효성그룹이 첫발을 뗐다. 효성그룹은 존속법인 ㈜효성과 신설법인 HS효성 등 2개 지주사로 재편된다. ㈜효성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 등 7개 자회사를 둔 지주사다. HS효성 계열사는 HS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더클래스효성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이다. 이들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은 약 7조원, 자산은 약 5조원이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대상 기업집단’ 자산 총계 기준(5조원)을 웃돌 공산이 크다.

조 부회장은 경기초, 청운중, 경복고를 거쳐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전재만 씨와 경기초 동창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는 초중고를 함께 나온 선후배 사이다.

선 굵은 경영 스타일로 평가받는 조 회장과 달리, 조 부회장은 섬세하고 신중한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경기초 시절 전국 빙상 경기 대회에 학교 대표로 출전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즐기고 주변을 잘 챙기는 성격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에 능수능란하다는 평가다. 1996년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해 서울지사와 도쿄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효성 구조조정TFT 경영혁신팀에 입사해 사내 컨설턴트로 구조조정 자문 등 역할을 맡았다. 효성 전략본부에서만 15년 넘게 몸담으며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에어백용 원단 등 자동차용 소재 사업 관련 크고 작은 M&A를 주도했다.

공정거래법상 요건 충족해야

지주사 HS효성 ‘밸류업’ 급선무

독립 경영 닻을 올렸지만 ‘서류상’ 계열 분리까진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요건 충족이 첫 번째 단추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기업 간 계열 분리를 하려면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이 3% 미만이어야 한다. 조 회장은 HS효성·자회사 지분율을, 조 부회장은 ㈜효성·자회사 지분율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2018년 효성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일부 정리가 됐지만, 아직 얽히고설킨 지분이 적지 않다. 주요 정리 대상 지분은 조 회장의 HS효성 지분 33%와 조 부회장의 ▲㈜효성 지분 22.1% ▲효성화학 지분 6.2% 등이다. 조 부회장은 계열 분리를 앞두고 효성중공업 주식을 매도해 지분율을 4.9%에서 0.7%까지 낮췄다. 조 부회장은 효성화학 주식도 매도한 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상속세·지주사 지분 매입 등에 쓸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조 회장이 갖게 된 HS효성 지분 33%와 조 부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22.1%다. 시장에서는 HS효성 기업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상호 지분을 스와프(교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문제는 교환비율. ㈜효성과 HS효성 간 분할비율(0.82 대 0.18)에서 보듯 두 회사 기업가치 격차가 크다. 이 상태로는 지분 교환 실익이 없다. 적어도 HS효성 시가총액이 ㈜효성 60%대 수준까지 올라와야 조 회장의 HS효성 주식과 조 부회장의 ㈜효성 주식 간 교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호 지주사 간 주식 맞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요건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지주사 지분율을 늘려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 부회장은 지난 7월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효성-HS효성) 계열 분리는 시간이 걸려 연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얽혀 있는 지분이 많아 생각보다 프로세스가 복잡하다”고 밝혔다.

결국 HS효성 기업가치 제고가 급선무다. 핵심은 HS효성첨단소재다. HS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있는 계열사다. 주력 사업은 산업자재 부문이다. 산업자재 부문은 크게 ▲타이어코드 ▲산업용 원사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전체 매출의 60%가량이 타이어코드에서 나온다. 특히 PET 타이어코드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다.

신성장동력은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해 자동차 강판을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최근 경량화가 필수인 수소 연료 탱크 핵심 소재로 사용되면서 성장세가 돋보인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우주발사체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보다 가벼우면서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녔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다. 첨단 소재로 광케이블 등에 주로 쓰인다. 특히, 조 부회장은 탄소섬유에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2만4000t까지 확대한다. 다만, 아직 매출 비중·영업이익 기여도는 낮다.

주요 자회사로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주목받는다. 조 부회장은 분할 이전 이 회사 감사를 맡아오다 분할을 앞둔 지난 4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HS효성 자회사 가운데 자산 기준 두 번째 규모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경영 참여를 활발히 하겠단 의중으로 풀이된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효성그룹과 미국 히타치밴타라가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두 회사 지분율은 50 대 50이다. 히타치의 서버·스토리지 제품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IT 인프라 구축 솔루션을 제공한다. 매년 2000억원 규모 매출과 15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는 알짜 기업으로 평가된다. 조 부회장은 기업 간 거래(B2B) AI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계열 분리 후 지주사 요건 충족도 과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22.5%)와 광주일보사(49%)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 상장사 HS효성첨단소재 지분 추가 매입에만 최소 1000억원 이상 자금이 소요된다. 중장기적으로는 M&A도 검토한다. 첨단소재 밸류체인과 연결성이 높은 기업군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에서는 2차전지 음극재, 반도체 소재 등으로 다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편, HS효성은 조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덕수 전 ㈜효성 전략본부 전무는 HS효성 지원본부장에, 이창엽 전 ㈜효성 재무본부 전무는 재무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진은 권오규 전 부총리, 박병대 전 대법관, 오병희 인천세종병원장,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 등으로 구성했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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