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가진 최초의 이슬람 국가” 부통령 후보 밴스 막말에 영국 발끈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밴스(39) 공화당 상원의원(오하이오)이 영국이 “핵무기를 가진 첫 이슬람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달 초 총선에서 승리하고 집권한 노동당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영국 정가는 발끈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밴스 후보는 영국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열린 미국 보수주의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한다.
밴스 후보는 그 자리에서 “영국에 대해선 한 마디 더할 게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위험은 핵확산인데, 바이든 행정부는 신경을 안 쓴다고 친구와 얘기를 나눴다”며 “핵무기를 갖게 될 첫 이슬람 국가가 어딘지를 얘기했는데, 이란일 수도 있고, 파키스탄은 이미 포함됐을 수도 있고, 노동당이 집권한 뒤의 영국이 될 수도 있다고 결론냈다”고 말했다. 이슬람 이민자들이 많은 영국을 이슬람 국가로 빗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당시 동영상을 보면 농담이긴 했지만, 공격적이고, 위험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농담”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또 과거 밴스 후보가 한 때 반(反) 트럼프 진영에 있을 때 “트럼프의 이슬람 혐오 수사를 비난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밴스 후보는 2016년 10월 “트럼프는 내가 아끼는 이민자, 무슬림 등을 두렵게 한다. 이 때문에 나는 그를 비난한다”라고 X(옛 트위터)에 올렸다.
노동당 내각의 앤절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는 TV에 출연해 밴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노동당이 거둔 성공에 자랑스럽다. 우리는 영국을 이끌고 있고, 동맹국과 협력하는데 관심이 많다.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밴스 후보와)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보수당은 밴스 후보를 비판했다. 보수당의 앤드류 보위 의원은 “노동당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밴스 후보의)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노동당 동료들에게 매우 공격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보수당이 더 격하게 비판하는 배경에 대해 “노동당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외교 관계를 걱정해야 하지만, 보수당 지도자들은 별로 걱정할 이유가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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