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공의 '일괄 사직' 여전히 고심…모집 인원 제출시 결론날 듯

정종훈 2024. 7.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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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요구한 전공의 사직서 처리 기한인 15일이 지났지만, 복귀한 전공의들은 극소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병원은 미응답자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여부를 두고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각 병원의 최종 결론은 17일까지인 하반기 전공의 모집(9월 수련) 인원 제출을 즈음해 나올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에 "사직 의사를 표명해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부분 전공의가 아직 복귀하지 않았으며 무응답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제(15일) (복귀·사직 처리가) 마감됐고, 내일 보고받기로 돼 있다"면서 "복귀하겠다고 의견을 낸 전공의들이 그렇게 많은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귀보다는 사직 전공의가 더 많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정부는 9월 수련에 돌아오면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번 복귀·사직 결과를 보고 전공의들을 더 설득하고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는 가시적인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정오 기준으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8.4%(1155명)에 그쳤다. 출근자 수는 직전 12일(1111명)보다 44명만 늘었다. 전공의 1만2000여명이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셈이다.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 출근율도 8%(195명)였다. 출근자는 12일과 비교해 31명 증가했다.

많은 병원은 정부가 제시한 '데드라인'에 맞춰 전공의 복귀·사직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병원 측 공지에 아예 응답하지 않은 전공의들이 대부분이라 이들의 사직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채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의대 교수 등은 미응답자 일괄 사직 처리에 '일방적 조치'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17일까지 전공의 결원을 확정하고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하반기 모집 인원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제출 직전까지 '눈치 게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병원은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16일 오후 6시까지 복귀·사직 의사를 표명해달라는 추가 공지를 보냈다. 사직 시 효력 발생 시점을 2월 말로 하겠다는 합의서와 함께 미응답하면 사직서를 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에 결원 보고를 안 할 순 없지만, 일괄 사직 처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모집 인원 제출 직전까지 고민을 이어갈 듯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병원별) 희망 인원 신청 과정에서 일괄 사직 처리 규모가 확정될 거 같다"고 밝혔다.

각 병원이 제출한 전공의 모집 인원 자료는 수평위 사무국이 정리하게 된다. 결원과 모집 인원 검증 절차 등을 거쳐 복지부에 공식 보고하는 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22일부터 하반기 모집 일정이 시작된다. 정부 관계자는 "자료 취합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공의 모집 인원 관련 최종 수치는 17일 이후에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괄 사직' 변수가 남긴 했지만, 주요 병원은 미복귀 전공의를 감안해 하반기 모집 인원을 늘려 잡을 것으로 보인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진료 지원(PA) 인력 등으로 버틸 수 있는 인기과나 비필수과 모집 정원은 거의 안 잡는 대신, 외과 등 필수의료 관련 과들은 어떻게든 충원을 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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