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여상규를 탓하라"... 법사위 '국회법 전쟁'

조혜지 2024. 7. 16. 1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법사위] 국힘 퇴장 속 이원석·강의구 등 6명, 26일 '김건희 청문회' 증인 채택

[조혜지, 유성호 기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증인·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의 건에 대한 의원들의 토론 시간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내가 법사위로 회부시킨 게 아니다. 따지려면 국회사무처 가서 따져라."

"정청래가 청원을 법사위에 접수한 게 아니다. (청원이) 자동 접수된 것이다. 자동 접수한 기계를 탓해라."

"문재인 전 대통령 탄핵안 국회 청원 때 (당시 법사위는) 소위를 열지 않은 것 같다. 당시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여상규 위원장이다. (중략) 자꾸 (반대를) 말하기 전에 여상규 위원장을 탓하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아래 탄핵 청원) '심사 불가' 입장을 피력하는 여당 소속 위원들을 향해 자신을 '탓하지 말라'며 또 다시 국회법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 위원장이 제시한 같은 법 조항을 놓고 반박을 이어갔다. 여지없이 이어진 법사위 '국회법 대전'이었다. 

송석준 "대통령실에 불법 서류 전달"... 정청래 "심사, 의장 보고가 우리 임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증인·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의 건을 놓고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회의에서 돌림노래처럼 나온 국회법 조항은 두 가지다. 

- 위원회는 중요한 안건의 심사와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에 필요한 경우 증인, 감정인, 참고인으로부터 증언, 진술을 청취하고 증거를 채택하기 위하여 위원회 의결로 청문회를 열 수 있다(국회법 65조).

- 위원회는 청원이 회부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국회법 125조). 

정 위원장은 "우리는 탄핵 심판을 하는 게 아니라 청원 심사를 하는 것이고, 청원 심사 내용이 대통령 탄핵에 관한 거라 '중요한 안건'이다"라면서 "하필 청원 내용이 탄핵에 관한 부분이라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국민의힘 측에선 탄핵안 발의 요구 자체가 청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반복했다. 최근 야당 위원들이 대통령실을 방문해 증인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다가 좌절된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전에 문 대통령 대한 탄핵안이 우리 당 법사위원장 시절 청원됐는데 다루지 않았다"면서 "적법한 청원인 양 대통령실에 전달하러 갔다가 불법 서류라 거부했을 뿐인데 폭력적으로 (대통령실이) 거부하는 것처럼 하는 것을 보면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정 위원장은 당시 여상규 법사위원장(국민의힘 소속)을 거론하며 다시 국회법 조항을 되풀이했다. 그는 "(국회법에 따르면) 자동회부되면 90일 이내 심사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돼 있는 것을 위반한 것 아닌가"라면서 "귀당 위원장이 직무유기한 것을 나한테 따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사위에서 다루는 '탄핵 발의 청원'은 '토론'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 위원장은 "법사위원은 18명 뿐이라 탄핵 소추안을 제안 못한다"면서 "법사위는 찬반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의장에 보고하면 우리 임무는 끝난다. (법사위가) 탄핵 소추를 제안할 권한은 없다"고 했다. 

여당은 '중요한 안건'의 중요도를 상임위원장이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청원 안건이) 중요한 안건인지, 아닌지를 상임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면서 "(청원 접수) 기계가 접수했으니 상임위원장을 탓하지 말라는 건 무슨 궤변이냐"고 따졌다. 

"진짜 목적이 뭐냐" 따진 국힘... 이원석·강의구·정진석·홍철호도 부른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 "청원이 (성립) 안 되니 증인 신청도 무효다."

주진우 의원은 "이도저도 다 위법이라며 완전히 다른 사안으로 탄핵 사유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탄핵 절차를 (법사위에서) 우회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나는 것"이라면서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를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국회 제명 청원 요청이 들어오면 심사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주 의원은 또한 "무조건 탄핵 사유가 된다고 가정하고 조사부터 하는 것은 탄핵 절차를 엄격히 하라는 헌법 정신에도 안 맞다"고 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또한 "(민주당의) 진짜 목적이 뭔지 묻고 싶다"면서 "탄핵을 위한 예비활동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이어 "아니면 아니라고 해라, 탄핵이 목적이라면 시간을 써가며 왜 청문회를 하냐"면서 "(탄핵이 목적이면) 내일이라도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에 "입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이미 청원으로 성립 된 것으로, 국회법따라 청문회를 하고 (지금은) 추가 증인에 대한 안건을 토론 중이다"라면서 "'나는 원초적으로 이 청원은 성립 못한다, 토론도 못한다'고 하고 퇴장해야 하는데, 토론은 하면서 (청원은) 성립 못한다고 하면 본인이 본인 말을 탄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법사위는 개의 1시간 10여 분 만에 야권 단독으로 또 진행됐다. 정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증인 추가 채택에 관한 대체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 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독재입법 계속 하실거냐"고 소리쳤고,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한테 가서 따지라"고 맞받았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청원에 동의한) 140만 국민들을 폄훼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장경태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2일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에 증인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던 중 출입을 방해한 경찰의 조치를 규탄하며 당시 사진을 모니터에 붙여 놓고 있다.
ⓒ 유성호
 
▲ 박은정 "이원석, 강의구 반드시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야" ⓒ 유성호
한편, 결국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위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오는 26일 이른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청문회를 위한 추가 증인으로 이원석 검찰총장과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송창진 공수처 차장 직무대행, 이동혁 대통령기록관장 총 6인을 채택했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증인·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의 건을 표결하자, 유상법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 유성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증인·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의 건을 표결하자, 유상법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 유성호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