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세등등’에 2차전지 주주들은 ‘전전긍긍’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틀 전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트럼프 후보는 이날도 귀에 거즈를 붙인 채 등장해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인지력 논란 등 노화로 인한 후보 자격 논란을 빚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상반되는 모습에 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차기 대선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이미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종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스닥지수는 장 내내 약세를 보이다 13.27(1.56%)포인트 내린 839.61에 거래를 마감했다. 개별 2차전지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3.35% 내린 3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POSCO홀딩스도 전날보다 3.37% 빠진 37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차전지주의 이 같은 약세는 트럼프 후보의 친환경 정책 축소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수입 자동차 추가 관세 등을 공언해왔다. 이에 국내 2차전지 업계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이 같은 정책이 현실화되면 국내 배터리 기업 실적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올해 2분기 IRA에 따른 세액공제 금액 4478억원을 제외하면 252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에도 IRA를 전면 폐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안 폐기는 의회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는 현실적으로 법안 폐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면서도 트럼프 집권 시 행정명령을 통해 세제 혜택 등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을 고려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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