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호소 민망"…재명이네 마을 출근도장 찍는 野후보들
“고맙습니다 잼마을 주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일 ‘재명이네마을’에 출몰하고 있다. 재명이네마을은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로, 가입자가 20여만명에 달한다. 8ㆍ18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공약 경쟁은 사라지고 ‘개딸(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 호소만 남았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제기된다.
16일 현재까지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8명(전현희ㆍ한준호ㆍ강선우ㆍ정봉주ㆍ김민석ㆍ민형배ㆍ김병주ㆍ이언주) 가운데 ‘재명이네마을’에 게시글을 올려 지지를 호소한 후보는 7명(정봉주 제외)이다. 특히 5명이 컷오프된 예비경선일(14일) 이후 5명의 후보가 감사 인사를 남겼다. 민형배 후보는 “재명이네마을 주민들 덕분에 최고위원 후보가 됐다”는 영상을 올렸고, 강선우 후보는 이 전 대표의 ‘먹사니즘’을 거론하며 “먹사니스트가 되겠다. 더 자주 찾아뵙고 여쭙겠다”고 썼다.
‘친명 마케팅’도 활발하다. 김민석 후보는 15일 이곳에 이재명 전 대표와 함께 찍힌 사진을 4장 올린 뒤 “이 전 대표와 함께 집권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전현희 후보도 같은 날 “제1야당 대표의 살인미수 테러에 대한 닥터헬기는 특혜라며 집중포화 공세를 퍼붓더니, 미국 유력 대선후보 트럼프의 테러현장 닥터헬기에 대해서는 정부여당과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고 적었다. 민 후보는 닷새간 카페에 세 건의 게시물을 올렸는데, 12일에는 “이 전 대표의 재판에 다녀왔다. 이재명 구출이 민주주의 수호”라고 주장했다.
후보들 사이에선 “과거에는 최고위원 선거가 조직선거로 치러졌지만, 지금은 권리당원의 입김이 세진 만큼 당원들에게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등으로 이뤄진 중앙위원회 투표 100%로 치러왔던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중앙위 투표 50%와 당원 투표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본경선도 대의원 표 비중(30%→14%)을 줄이고 권리당원 표 비중(40%→56%)을 키웠다. 재명이네마을에서는 예비경선을 앞두고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공지 글로 올라왔다가 경선 직후 삭제됐는데, 해당 투표 결과와 실제 컷오프 결과가 유사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친명ㆍ강성 마케팅이 보기 민망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권리당원 호소만 하는 모습이 우리가 봐도 창피하고 재미도 없다”며 “아무도 선거에 관심 자체를 안 갖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9일 제주ㆍ인천 권리당원 투표를 시작으로 본경선 레이스를 시작해 다음달 18일 최고위원 5명과 당 대표를 선출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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