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첫 일정은 기자회견 아닌 유럽 출장

곽성호 2024. 7. 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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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후 통상적으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번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유럽 출장을 먼저 하게 됐다."

지난 15일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유럽 출장을 나가기 전 한 말이다.

출국을 앞두고 홍 감독은 "이번 유럽 출장의 목적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대한민국 축구팀을 이끌 외국인 코치 선임이 핵심"이라며 "축구에 대한 철학,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감독인 제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나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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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외국인 코칭 스태프 선임 위해 출국

[곽성호 기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홍명보 감독
ⓒ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후 통상적으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번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유럽 출장을 먼저 하게 됐다."

지난 15일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유럽 출장을 나가기 전 한 말이다.

길고 길었던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이 끝났다. 지난 2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펼친 주원인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이후 한국 축구는 혼돈의 시간으로 돌입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 빠르게 후임 선정에 나섰으나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정식 감독 선임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했던 3월 A매치에서는 당시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하던 황선홍(대전)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활용하며 위기를 타개했다. 황 감독이 태국과의 2연전에서 1승 1무로 최종 예선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 협회는 감독 선임에 충분한 시간을 벌었으나 공식 발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6월에도 임시 감독 체제로 흘러갔다. 전 울산 사령탑이었던 김도훈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 김 감독 체제 아래 싱가포르-중국을 완벽하게 제압한 대표팀은 조 1위로 최종 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9월에 예정된 최종 예선까지 또 물리적인 시간을 벌었던 협회는 지난 7일, 급작스럽게 정식 감독 선임을 알렸다. 바로 울산 HD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홍명보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꾸준하게 제기되던 홍 감독의 국가대표팀 이동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었다.

말 뒤집은 홍명보 감독, 아쉬운 이후 행보

홍 감독의 국가대표팀 이동은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선임되기 불과 2일 전, 수원FC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홍 감독은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면서 어떤 학습이 돼 있었는지 묻고 싶다"라며 "팬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더해 대표팀 사령탑에 후보로 거론될 때 "불쾌하다"라고 답했던 홍 감독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바꿔 대표팀 감독직을 받아들였다. 이후 홍 감독은 빠르게 울산 구단과 결별했다. 지난 13일 홈에서 열렸던 FC서울전까지 지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던 홍 감독이었으나 10일 광주전에서 팬들의 거센 반발과 야유가 있었다. 결국 지난 11일 울산 구단은 공식 발표를 통해 "홍 감독과 상호 계약을 해지했다"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10일 광주전 이후 진행됐던 기자회견에서 "결과적으로 제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계속 저는 저한테 질문을 했고, 어떻게 보면 축구 인생에 마지막이라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수락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홍 감독 선임 절차와 과정에 대해 명확한 배경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박주호·이천수·조원희·이동국 등 후배 선수들의 작심 비판도 연일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 대신 코치 선정을 위한 유럽 출장을 선택했다.

출국을 앞두고 홍 감독은 "이번 유럽 출장의 목적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대한민국 축구팀을 이끌 외국인 코치 선임이 핵심"이라며 "축구에 대한 철학,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감독인 제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나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축구협회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언론에 "그동안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지켜봤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모였다"며 "축구협회의 운영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적절한 과정이 있었는지 자료를 제출받고 관련자에게 물어 문제가 있다면 조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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