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 전날, 그 거리만큼 연습했다…총격범 차엔 사제폭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의 범행 행적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범행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
크룩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유세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트럼프는 크룩스가 쏜 총에 맞아 오른쪽 귀를 관통하는 총상을 입었다. 현장에선 시민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크룩스는 비밀경호국 소속 저격수로부터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
크룩스의 정확한 범행동기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그가 총기 애호가였다는 사실과 치밀한 계획범행 정황 등은 드러나고 있다.
15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크룩스는 범행 전날인 12일 피츠버그의 집에서 차량으로 25분 거리인 ‘클레어턴 스포츠맨 클럽’이라는 사격장을 찾아 아버지와 함께 사격 연습을 했다. 이곳은 약 183m 규모의 소총 사격 연습장을 갖추고 있다. 이 거리는 크룩스가 범행한 지붕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 있던 연단까지 길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룩스는 범행 당일 아침에는 동네 공구 매장인 ‘홈 디포’(Home Depot)와 총기점에서 탄약 50발과 사다리 등 범행에 쓰인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을 구매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연방수사국(FBI)이 “AR-15 계열 소총으로 크룩스의 아버지가 합법적으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 있는 공화당 유세장 근처로 자신의 차량인 현대 쏘나타를 몰고 갔다. 그의 집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까지 80㎞가량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 한 시간 거리다. 그는 유세장 밖에 주차한 차량 트렁크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하고 원격 기폭장치는 지니고 있었다. 이에 대해 수사기관은 총격하면서 차량을 원격으로 폭발시켜 주의를 분산시킬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룩스가 폭발 장치를 어떻게 조립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그의 48시간 행적에서 근본적인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단서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룩스가 범행 때까지 이틀 동안 입고 있던 티셔츠는 다양한 총기 리뷰 영상을 게시하는 유튜브 채널 ‘데몰리션랜치’(Demolition Ranch)에서 공식 판매하는 30달러짜리 물품으로 확인됐다. 구독자가 1100만 명에 달하는 이 채널은 한국에서도 ‘파괴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크룩스는 범행 전날 탄약을 사는 매장에서도 이 유튜브 채널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는 크룩스가 총기 애호가일 가능성이 높은 정황으로 파악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크룩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데이터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FBI가 확보한 데이터 가운데 총격범의 범행 동기를 파악할 만한 증거를 찾아냈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해진다. FBI는 또한 총격범의 차량과 거주지를 전면 수색했다. 또 참고인, 목격자, 사법 당국 관계자 등 거의 100명을 심문하는 한편 사진과 영상을 포함해 미디어 자료 수백건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크룩스에 대한 평에 대해서는 주변인 사이에서도 평소 어떤 성향이었는지 딱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NYT에 따르면 반 친구들은 크룩스를 똑똑하지만 혼자 있기를 좋아했으며, 복도에서도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다니고, 수업 시간에 손을 거의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크룩스가 폭력적으로 행동하거나 위협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크룩스의 가족 정치 성향도 그의 아버지는 극우 성향, 어머니는 민주당 당원으로 혼재돼 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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