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표창' 받은 北 외교관, 가족 데리고 망명

장희준 2024. 7. 16. 15: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의 혈맹'으로 꼽히는 쿠바에서 외교관이 탈북했다.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치담당 참사(52)는 지난해 11월 초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망명한 뒤 현재 한국에서 정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탈북민 개인 신상에 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지만,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주쿠바 북한대사관 소속 정무 참사의 망명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 형제국' 쿠바 주재 리일규 정무참사
지난해 11월 아내·자녀 데리고 한국 망명
"反통일 정책, 주민들 통일 갈망 막으려"

'북한의 혈맹'으로 꼽히는 쿠바에서 외교관이 탈북했다.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치담당 참사(52)는 지난해 11월 초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망명한 뒤 현재 한국에서 정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리 참사는 지난해 11월 초 가족들과 국내로 입국했다. 통일부는 "탈북민 개인 신상에 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지만,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주쿠바 북한대사관 소속 정무 참사의 망명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외교관의 탈북이 확인된 건 2019년 7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 그해 9월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리 참사는 1999년 북한 외무성에 입부한 뒤 2019년 4월부터 쿠바 주재 정무 참사를 지냈다. 2011년 9월부터 2016년 1월, 또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쿠바에서 근무한 기간은 총 9년 안팎으로 알려졌다. 2013년 7월 쿠바에서 선적한 무기를 은닉한 채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 적발된 '청천강호' 사건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정은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고 한다.

북한 외무성에서 '쿠바통'으로 꼽힌 그는 2016년 귀순한 태영호 당시 주영국 북한 공사 이후 한국에 온 탈북 외교관 중 직급이 가장 높다. 지난해까지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전해진다. 쿠바는 올해 2월 우리와 수교를 맺었다.

리 참사는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외무성 간부의 뇌물 요구, 부당한 업무 평가 등에 시달리다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건강이 악화했을 때 멕시코로 가 치료를 받겠다고 하자 거부당했고, 이는 탈북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북한 인공기

그는 "북한 주민들은 한국 국민보다 더 통일을 갈망하고 열망한다"며 "답은 통일밖에 없다, 이건 누구나 공유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반(反)통일 정책을 펼치는 데 대해서는 "가장 기본적 이유는 북한 주민들의 통일 갈망을 차단하려는데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리 참사는 한성렬 전 미국 담당 부상이 '미국 간첩'이란 혐의로 2019년 공개 처형당했으며, 리용호 전 외무상이 2019년 비리 혐의로 일가 전체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다는 정보도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해 외교관, 해외주재원, 유학생 등 엘리트 계층 탈북민 수가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신변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