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1st] 연령별 대표팀부터 갈고 닦은 데라푸엔테, '무적함대 부활'과 유로 우승은 11년 전부터 준비된 일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은 11년 전부터 준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페인이 단독 유로 최다 우승국으로 발돋움했다.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결승전을 치러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왕좌를 차지했다. 이로써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해 독일(3회)을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불과 1년 6개월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스페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쉬운 경기력 끝에 모로코와 16강에서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동행도 끝이었다. 후임으로는 멀리서 찾는 대신 연령별 대표팀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루이스 데라푸엔테를 낙점했다.
데라푸엔테는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 2013년 U19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15년 UEFA U19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스페인 U21 대표팀으로 영전한 이후 2019년 UEFA U21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랐고, 2021년 스페인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0 도쿄 올림픽에 나가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지도자 역량을 증명했다.
한동안 국제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던 스페인 A대표팀도 빠르게 재정비했다.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시점에 스페인 유망주들을 꾸준히 관찰해온 데라푸엔테 감독은 적임자였다. 데라푸엔테 감독은 알렉스 바에나, 브리안 사라고사, 오이안 산세트, 로드리고 리켈메 등 2000년 이후 출생자들을 대표팀에 데뷔시켰다. 호셀루, 다비드 가르시아, 알레시 가르시아 등 실력만 된다면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불러들였다. 로뱅 르노르망을 귀화시켜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넣었고, 2007년생 라민 야말을 일찌감치 A대표팀에 발탁했다. 이렇게 2023년에 대표팀에 데뷔시킨 선수만 총 12명이다.
이를 통해 신구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 스페인은 스쿼드 평균 연령 27세로 포르투갈, 루마니아와 같았다. 나이가 어린 순으로 공동 10위에 위치했고, 이는 스페인이 정중앙 평균 연령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선발명단 평균 연령도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한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하면 26세에서 27세 사이를 유지했다. 야말과 니코 윌리암스로 대표되는 어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기에 간과되는 사실이지만 스페인이 우승까지 갈 수 있던 건 알바로 모라타, 로드리, 다니 카르바할, 에므리크 라포르트 등 전 포지션에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준 결과였다.
데라푸엔테 감독은 스페인이 오랫동안 철학으로 가져왔던 후방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전진하는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측면에서 속도감을 더해 빠른 공격으로 상대를 타격하는 전략으로 10년 동안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온 결정력 문제를 해소했다. 모라타는 자신이 빛나기보다 수비를 끌어당기는 형태로 야말과 윌리암스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체적으로 선수 배합이 훌륭했다. 파비안 루이스, 페드리, 다니 올모 등 미드필더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로드리는 이들을 뒤에서 받치며 훌륭한 등대 역할을 했다. 양 풀백 마르크 쿠쿠렐라와 카르바할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고 프랑스 귀화 듀오인 라포르트와 르노르망은 대회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골키퍼 우나이 시몬도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활약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대회 내내 가장 명확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축구로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 우승후보를 차례로 격침시키고 유럽 왕좌에 올랐다.
데라푸엔테 감독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지도자였지만, 오랫동안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에 머물며 스페인 축구 철학을 학습하고 만들어온 인물이었다. 데라푸엔테 감독이 10년가량 연령별 대표팀에 머무른 건 그만큼 스페인이 원하는 축구를 긴 기간 성공적으로 구현해왔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데라푸엔테 감독이 유로 2024를 우승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스페인이 11년간 갈고 닦아온 지도자가 결실을 맺었을 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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