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중국 맞서 해외 미군 재배치해야”…주한미군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가 “중국이 가장 큰 대외적 도전”이라며 “미군을 세계 전반이 아닌 중국과의 결정적 순간에 대비해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집중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시사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RNC)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주최하는 정책 행사에서 중국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 일부 인사도 중국이 전쟁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다”며 “러시아가 위협적이지만 중국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10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선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하면 세계 경제 절반 이상을 지배한다”고 우려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미군의 배치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는 군을 결정적 포인트가 아닌 세계 전반에 넓게 배치하고 있다”며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일본, 한국, 인도, 호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는 중국보다 약하다”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인태) 지역 방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중국과 상대하기 위한 미군 재배치 방안에는 주한미군의 재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지난 4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는 대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동맹국 방위 역량 모델”
한국을 예로 들며 동맹국이 방위비를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인태 지역 동맹에 대한 방위 역량 평가를 묻는 말에 “한국과 인도가 모델”이라면서 “한국은 GDP의 2.7~2.8%를 국방비로 쓰고 있는데 이는 징병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그들은 굉장한 방위 산업이 있고 국방에 매우 진지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만에 대해서는 “국방비가 3% 이하인데 이것은 거의 조크(농담) 수준”이라며 “이 나라는 매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한국에 대한) 북한도 위협이지만 (대만의 위협인) 중국은 (북한의) 1500배 이상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콜비 전 부차관보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비중이 2%가 되지 못한 국가들을 향해 “(미국에) 빚을 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기조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외교 정책이 종교가 되어선 안 된다. 협정은 상식적이야 하며 장기적으로 상호 호혜적인 것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인도, 폴란드 모두 자국 이익을 우선한다. 왜 우리(미국)라고 달라야 하냐”며 “미국 이익을 지키고 동맹국과 협력하고 싶지만 더 진지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유럽도 공정한 국방비 지불해야”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외교안보 핵심 참모였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이날 현지에서 열린 CNN-폴리티코 주최 대담에서 “우리는 수십년간 소련으로부터 유럽을 지켰다”며 “유럽 사람들은 그들의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안보에 미국인 납세자 만큼 투자해야 한다”며 “그들은 왜 자신들 군대를 위해 비용지불을 하면 안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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