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96명이 쓴 엽서 들고 오희옥 지사 찾아온 교사

이윤옥 2024. 7. 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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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생들의 위문편지를 모아 입원 중인 여성독립운동가를 찾아온 교사가 있다.

15일, 이 시대의 마지막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이신 오희옥 지사 애국지사가 입원해 있는 서울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한 이는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성지고등학교(교장 목희상) 강연수 선생과 고3인 전소민, 정지용, 김가연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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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고 강연수 교사, 독립운동 역사 알리는 활동 해 와... 오 지사 병문안만 4년째

[이윤옥 기자]

지난 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생들의 위문편지를 모아 입원 중인 여성독립운동가를 찾아온 교사가 있다. 15일, 이 시대의 마지막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이신 오희옥 지사 애국지사가 입원해 있는 서울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한 이는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성지고등학교(교장 목희상) 강연수 선생과 고3인 전소민, 정지용, 김가연 학생이다. 
 
"선생님께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솔선수범하시고 헌신하신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과 항일투쟁에 참가하신 점,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어렵고 힘드셨을 텐데, 저 같으면 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 성지고 3학년 정지용, 엽서 글 일부
 
 
강연수 선생은 올해 들어 학생들이 손수 쓴 엽서 96장을 두툼한 파일 2권에 담아 전소민 양 등 3명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 오희옥 지사께 드리는 학생들의 엽서 입원중인 오희옥 지사께 드리기 위해 96장의 엽서를 쓴 성지고(지도교사 강연수) 학생들의 엽서가 2권의 파일 속에 들어 있다.
ⓒ 김흥태
   
▲ 엽서와 꽃바구니 한장 한 장 정성스러운 손글씨의 엽서와 꽃바구니
ⓒ 김흥태
 
"강연수 선생님(의 방문)은 올해로 벌써 4년째입니다. (강 선생님은) 끊임없이 어머님(오희옥 지사)의 안부를 걱정하면서 용인의 학생들에게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리고 기억, 기념하는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올해, 기흥구의 성지고등학교로 전근한 뒤, 고3 수험생을 맡아 항상 바쁘실 텐데도 짬을 내어 수업을 마치고 병원을 찾아주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예전보다 기력이 약해지신 상태인 데다가 전보다 침상에 누워 계시는 시간이 많아져 면회객들과의 접촉은 어려운 상황이라 제가 대신 정성스럽게 써온 학생들의 손편지와 꽃다발과 호두과자를 받아 어머님께 전해드렸습니다."(오희옥 지사의 아들인 김흥태 선생)

김흥태 선생은 귀중한 시간을 내어 병문안을 온 학생들과 병원 2층 휴게실에서 30여 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김 선생은 학생들이 이미 강연수 선생으로부터 '3대에 걸친 용인의 독립운동가 집안 및 오희옥 지사'의 이야기를 들어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환담 자리에서는 학생들이 궁금하던 점 위주로 설명을 해주었다고 했다. 

강연수 선생과 학생들이 돌아간 뒤, 김흥태 선생이 오희옥 지사의 병실로 돌아가 분홍백합과 노란장미의 꽃바구니를 보여드린 뒤 학생들이 가져온 엽서를 읽어드렸더니 어머니께서 고마운 표정을 지으셨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오희옥 지사를 둘러싸고 엄지척하며 병문안 사진 한 컷 남겼을 텐데... 싶은 생각에 기자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 학생들과 김흥태 면회객 제한으로 안타깝게도 병실 면회를 하지 못하고 병실 근처 휴게실에서 학생들에게 어머니(오희옥 지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희옥 지사 아들 김흥태 선생
ⓒ 김흥태
   
▲ 학생들과 김흥태 전소민, 정지용, 김흥태 선생(오희옥 지사 아드님), 김가연 성지고 학생들(왼쪽부터)
ⓒ 김흥태
   
말이 4년이지 한결같이 학생들을 인솔하고 주기적으로 병문안을 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학생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독립운동가들 삶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쓴 정성스런 병문안 편지를 모아서 직접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어지간한 정성이 아니면 실천하기 어렵다. 
96장의 엽서 손편지는 학생 96명이 병문안을 온 것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 '교육이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훌륭한 교사 밑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용인지역 출신의 오희옥 지사의 삶을 이해하고 존경의 마음을 담아 병원을 찾아온 성지고 학생들과 강연수 선생에게 손뼉을 쳐주고 싶다. 이러한 간절한 염원이 전해져, 오희옥 지사께서 우리 곁에 더 오래 계실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 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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