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설회 몸싸움에 “나오지 말아야 할 후보가 몰고 온 혼란”

조문규 2024. 7. 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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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는 16일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전날 합동연설회와 관련해 한동훈 후보를 겨냥,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 한 번은 참았어야 할 후보가 너무 큰 혼란을 몰고 왔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후보의 출마 자체에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전날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당원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7·23 전당대회 네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의 연설 도중 당원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한 후보의 연설 중에 한 참석자가“배신자”라고 외치며 연단을 향해 의자를 집어 던지려 들자 한 후보 지지자들이 달려들면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나 후보는 “물리적 충돌은 유감”이라면서 “‘어쩌면 지금의 모습은 예정됐던 필연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어 씁쓸하다”고 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후보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며 “그런데 당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이번에는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불신과 갈등에 빠져있었다. 한 후보가 대표가 되는 순간 보수는 한 지붕 두 가족 따로 살림이 될 게 뻔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대통령과 당의 분열, 우리는 많은 실패를 이미 경험했다”며 “그것이 탄핵의 도화선으로까지 번졌다”고 했다.

더불어 “한 후보는 이미 본인 정치, 즉 대권 플랜을 시작한 것”이라며 “문제는, 지금은 결코 그럴 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권 임기가 아직 3년 가까이 남았다.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동력 회복, 국정 성공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아직 한동훈의 시간이 절대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일러도 한참 이르다. 조급했고, 욕심이었다. 한 후보에게는 성찰, 성숙, 기다림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오른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참석,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나 후보는 이날 원희룡 후보까지 비판했다.

그는 “원 후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의연한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었다”며 “지금 한동훈 캠프 수석 응원단장이 바로 원 후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이 힘들어진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 후보가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것이 바로 기본적 가치와 질서에 어긋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또 힘들어졌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파국을 수습하고 상처를 치유해 우리 당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후보는 현실적으로 나경원뿐”이라며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깨진다. 그 결과는 무엇이겠나”며 글을 맺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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