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설회 몸싸움에 “나오지 말아야 할 후보가 몰고 온 혼란”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는 16일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전날 합동연설회와 관련해 한동훈 후보를 겨냥,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 한 번은 참았어야 할 후보가 너무 큰 혼란을 몰고 왔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후보의 출마 자체에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날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당원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7·23 전당대회 네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의 연설 도중 당원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한 후보의 연설 중에 한 참석자가“배신자”라고 외치며 연단을 향해 의자를 집어 던지려 들자 한 후보 지지자들이 달려들면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나 후보는 “물리적 충돌은 유감”이라면서 “‘어쩌면 지금의 모습은 예정됐던 필연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어 씁쓸하다”고 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후보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며 “그런데 당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이번에는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불신과 갈등에 빠져있었다. 한 후보가 대표가 되는 순간 보수는 한 지붕 두 가족 따로 살림이 될 게 뻔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대통령과 당의 분열, 우리는 많은 실패를 이미 경험했다”며 “그것이 탄핵의 도화선으로까지 번졌다”고 했다.
더불어 “한 후보는 이미 본인 정치, 즉 대권 플랜을 시작한 것”이라며 “문제는, 지금은 결코 그럴 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권 임기가 아직 3년 가까이 남았다.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동력 회복, 국정 성공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아직 한동훈의 시간이 절대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일러도 한참 이르다. 조급했고, 욕심이었다. 한 후보에게는 성찰, 성숙, 기다림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날 원희룡 후보까지 비판했다.
그는 “원 후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의연한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었다”며 “지금 한동훈 캠프 수석 응원단장이 바로 원 후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이 힘들어진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 후보가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것이 바로 기본적 가치와 질서에 어긋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또 힘들어졌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파국을 수습하고 상처를 치유해 우리 당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후보는 현실적으로 나경원뿐”이라며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깨진다. 그 결과는 무엇이겠나”며 글을 맺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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