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양 같은데 혈당 왜 올라갈까, 이유가 있습니다

권성권 2024. 7.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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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배드민턴 운동 다시 시작한 이유... <약 없이 혈당 잡는 법> 을 읽고서

[권성권 기자]

50대 중반인 나는 코로나 19 전까지는 아침마다 배드민턴을 했다. 인근 초등학교 실내 체육관에서 3년간 꾸준히 쳤다. 그러다가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그걸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이 드신 분들 가운데는 유달산 아랫자락에 있는 야외 경기장을 찾아서 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렇게 매일 같이 배드민턴 운동을 하다가 쉬었더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살만 쪘으랴? 혈압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시기에 건강검진을 한 적이 있는데 담당 의사는 혈압과 혈당이 높다고 했다. 서서히 관리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였다.

그 후 1년이 지나 코로나 19가 주춤할 때 형제들끼리 서울을 오고 갈 일이 있었다. 그때 봉고차 안에서 셋째 형이 내 혈당을 쟀다. 셋째 형은 만성 당뇨 환자라 수시로 혈당을 재는 기구를 가지고 다녔다. 그때 잰 내 혈당은 140이 넘었다. 셋째 형은 가족력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고 내게 말했다.

"인체에 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은 근육입니다. 혈당의 80퍼센트 이상이 골격근으로 흡수되지요. 그런데 근육에서 당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혈액 속에 당이 넘쳐나겠지요. 이것이야말로 먹는 양이 변하지 않았음에도 혈당치가 올라가는 이유입니다." (60쪽)

가토 마사토시의 〈약 없이 혈당 잡는 법〉에 나오는 내용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을 때와 먹는 양이 같은데 왜 혈당이 올라가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혈당이 소비되는 근육의 움직임이, 젊을 때와 달리 나이가 들어서는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이 책을 쓴 가토 마사토시는 현재 약사다.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한 뒤 제약 연구소에서 혈액 관련 연구에 종사한 이다. 그는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우리 몸 속에 내재된 자연치유력을 되살려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세포가 당을 받아들이는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인슐린 수용체를 늘리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쓴 것이다.

하루 3분 운동, 천천히 먹기, 단백질 꼭 섭취하기
 
▲ 책겉그림 가토 마사토시의 〈약 없이 혈당 잡는 법〉
ⓒ 유노라이프
 
그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것은 근육 운동과 단백질 섭취다. 그것을 잘 병행하면 당뇨약 없이 혈당을 잡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나의 형과 같은 만성 당뇨병 환자는 예외일 것이다. 그만큼 당뇨병 예비군 진단을 받은 이들이라면 이 방법을 따라 한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당뇨병을 진단하는 지표로 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를 이야기한다. 공복 시 혈당의 정상 범위는 70~109㎎/dL이고 식후 혈당치는 140㎎/dL으로 보고 있다. 내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140㎎/dL 언저리라 담당 의사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는 혈당수치와 함께 당화혈색소도 이야기한다. 당화혈색소의 정상 범위는 기준치가 4.6~6.2%인데 당뇨병은 6.5%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혈당수치만 봤지 당화혈색소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음에는 그것도 함께 체크할 생각이다.

그렇다면 높은 혈당을 어떻게 낮출 수 있다는 말일까? 일단 혈액 속에 포도당이 증가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각 세포 표면에 자리한 인슐린 수용체에 인슐린이 달라붙는단다. 포도당 수용체는 포도당 전용 통로라고 하는데, 포도당 수용체가 활짝 열리면서 세포 안으로 당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포도당 수용체라는 통로를 여는 열쇠는 비단 인슐린에게만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근육을 잘 움직여도 동일한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그가 이 책을 통해 그토록 강조하는 근육 운동의 강조점이 그것이다.

"혈당은 인슐린을 통해서만 잡히지 않습니다. 포도당 수용체는 근육을 움직여도 동일한 효과가 생깁니다. 근육이 수축하면 포도당 수송체가 세포 표면으로 이동해 세포 안으로 당을 받아들입니다. 게다가 그 효과는 인슐린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합니다." (66쪽)

그가 이 책을 통해 혈당을 낮추는 방법으로 또 하나 강조하는 게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물론 단백질에는 고기나 달걀에 들어 있는 동물성 단백질과 채소나 콩에 들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로 나뉠 것이다. 그는 근육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면 고기와 달걀이 가장 좋고, 그 다음에 생선과 콩, 그리고 채소는 부차적인 재료로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하루에 꼭 먹어야 할 단백질 식단도 짜 놓고 있다. 아침과 점심과 저녁에 하루 총 단백질 섭취량까지 말이다. 물론 고기가 부담되는 분들을 위해 프로틴처럼 단백질 보충제나 대체 식품까지 소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얼 먹든지 천천히 먹는 습관이다. 빠르게 급하게 먹는 습관은 '혈당 스파이크'의 주범이라며 천천히 씹어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책 말미에는 몸의 큰 근육을 키워서 혈당을 내리는 '가토식 체조'를 알려주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따라 붙인 체조인데 그림과 함께 운동법을 소개해 준다. 간단하게 말하면 슈퍼맨처럼 누워서 쭉 뻗은 자세로 1분, 플랭크 1분, 스쿼트 1분, 그리고 투명 줄넘기다.

사실 올해 1월부터 나는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코로나 19로 멈춘 그 운동을 다시 시작한 이유는, 혈압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 병원에 가서 혈압을 쟀더니 120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만큼 나이 들어서는 적절한 근육 운동과 단백질 섭취가 혈당을 잡는 데 최고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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