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3연패' 롯데... 두산전이 중요한 이유
[양형석 기자]
▲ 12일 롯데 자이언츠-KT 위즈 경기 모습 |
ⓒ 롯데자이언츠 |
KBO리그가 지난 9일부터 후반기 일정을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가 좌완선발 윤영철의 척추 피로골절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시즌 50승을 선착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 밑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가 1경기 차이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2위권의 세 팀은 후반기 성적에 따라 선두경쟁을 할 수도 있고 중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 매 경기가 가을야구처럼 중요하다.
5할 언저리의 세 팀이 경쟁하는 5위 싸움도 상위권 경쟁 못지 않다. SSG랜더스가 .506의 승률로 5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NC다이노스가 최근 2연승으로 SSG를 1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7위 kt 위즈 역시 최근 10경기에서 7승1무2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 시즌의 대반전을 재현하려 한다. 5, 6, 7위 역시 단 3경기 차이로 경쟁하고 있어 후반기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
반면에 후반기 도약을 기대했던 하위 세 팀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하다. 8위 한화 이글스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주말 3연전에서 연패를 당하면서 상승세를 타는 데 실패했다. 전반기를 8위로 마쳤던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3연패를 포함해 후반기 5경기에서 1승4패로 부진하면서 오히려 8위였던 순위가 9위로 밀려났다. 물론 아직 60경기 가까이 남아있지만 '김태형호'의 후반기 출발은 그리 좋지 못하다.
'윤나고황'과 손호영 건졌던 전반기
롯데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FA시장에서 170억 원을 투자해 포수 유강남과 내야수 노진혁, 잠수함 투수 한현희를 영입하고도 10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며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6년 성적을 숫자로 나열하면 7-10-7-8-8-7. 롯데 구단 역사상 최악의 흑역사로 꼽히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의 8-8-8-8-5-7-7의 악몽'과 더욱 가까워진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 영입을 제외하면 2022년 겨울처럼 부지런하고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했다. 내부 FA 전준우를 4년 총액 47억 원의 조건에 잔류시키고 불펜투수 김상수와 2년6억 원의 비FA다년계약을 체결했지만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안치홍의 한화 이적을 막지 못하는 악재도 있었다. 좋게 표현하면 무난했지만 냉정하게 말해 눈에 보이는 확실한 보강을 하지 못한 아쉬운 스토브리그를 보낸 셈이다.
미비한 전력보강은 곧바로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봄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봄데'로 불리던 롯데는 4월까지 30경기에서 8승1무21패로 부진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5월에는 외국인 에이스 애런 윌커슨이 살아났지만 찰리 반즈가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나균안의 추락(2승7패 평균자책점9.05)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만족할 수 없었던 전반기를 보낸 롯데에서 그나마 팬들을 웃게 했던 부분은 역시 야수 유망주들의 동시다발적인 성장이었다. 롯데는 전준우와 정훈 등 베테랑 야수들의 부상 속에 윤동희와 황성빈, 고승민, 나승엽 등 젊은 야수들이 가파른 성장속도를 보이며 롯데 타선의 새로운 주축으로 떠올랐다. 롯데의 젊은 야수 4인방은 롯데팬들에게 '윤나고황'으로 불리며 거인군단의 미래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호영은 46경기에서 타율 .328 8홈런37타점31득점과 함께 30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하며 일약 롯데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감독추천으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던 손호영은 6월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올스타전 출전이 좌절됐다. 부상 이후 착실한 재활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손호영은 빠르면 16일부터 열리는 두산과의 주중3연전을 통해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후반기 첫 주 1승4패, 분위기 반전 필요
모든 구단들이 그렇듯 롯데 역시 후반기에 순위를 끌어 올리려 했다. 마운드에서는 반즈를 비롯해 최준용과 전미르가, 야수 쪽에서는 손호영이 지원군으로 가세할 예정이다. 실제로 반즈는 지난 10일 SSG전에서 6이닝2피안타1사사구9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복귀전 승리를 따냈다. 다만 에이스 윌커슨이 등판한 11일 경기에서 4-5의 아쉬운 1점차 패배를 당하며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것이 뼈 아팠다.
롯데는 12일부터 시작된 kt와의 안방 2연전(14일은 우천연기)에서도 연패를 당하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만약 kt와의 2경기를 모두 잡았다면 단독 7위로 올라갈 수 있었지만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kt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고 한화에게 승률에서 뒤진 9위로 떨어진 채 한 주를 마감했다. 후반기 시작 후 첫 주에 4패를 당한 팀은 롯데와 LG뿐이다(그래도 LG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패를 당한 후 2연승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롯데는 8위 한화와 승차 없는 9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두산과의 주중 3연전 결과에 따라 다시 순위를 올릴 수 있다. 특히 두산은 지난 주에 열린 5경기에서 선발투수 5명이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올 시즌 3승1패1세이브13홀드2.61을 기록하고 있는 '불펜에이스' 최지강도 어깨통증으로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후반기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5.4점을 내준 불안한 두산 마운드라면 롯데 타선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는 현재 최하위 키움에게도 1경기 차이로 추격을 받고 있다. 중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꼴찌추락의 아픔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키움의 추격에도 꾸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키움은 16일부터 시작되는 kt와의 주중 3연전에서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차례로 등판할 예정이다. 롯데가 안방에서 두산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9위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롯데는 내국인 선발투수들이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고 불펜 역시 16세이브의 마무리 김원중과 베테랑 김상수 정도를 제외하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해줬던 루키 전미르와 전반기에 부진했던 셋업맨 최준용, 경험 많은 구승민 등이 힘을 보태야만 롯데의 후반기 승수 쌓기가 더욱 수월해진다. 최근 3연패를 포함해 1승4패로 후반기를 시작한 롯데는 두산과 삼성을 만나는 한 주 동안 과연 몇 승이나 챙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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