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이야기]적진에서 미사일 유도하는 JTAC
현역 장교들 7주 훈련 걸쳐 JTAC 자격 취득
미군은 2002년 3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뼈아픈 실수를 한다. AC-130공격기가 ‘아나콘다 작전’을 수행하던 중 아군 차량 행렬을 적으로 오인해 공습했다. 이 사고로 미군 50여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미군은 합동 최종공격통제관(JTAC)을 신설했다. JTAC는 적진에서 정확한 타격을 위해 폭격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는 공군의 핵심 정예 요원이다. 우리 공군의 국제공인 JTAC는 2016년 5명을 시작으로 현재 50~60명 정도이다. 전시 상황에는 미군의 공중화력까지 통제할 수 있다. 이들은 호주에서 열리는 피치 블랙(Pitch Black), 미국의 그린 플래그(Green Flag), 아랍에미리트(UAE) 디저트 플래그(Desert Flag) 훈련 등에 참가해 우리 군의 실력을 알리고 있다. JTAC 양성 과정을 보기 위해 강원도 원주비행단에 있는 공지합동작전학교를 찾았다.
7주 교육 후 1년 이상 근무하면 국제자격증 취득
1층 본관 시뮬레이터 실에 들어가니 수업이 한창이었다. 육·해·공, 해병대 장병들은 국내 JTAC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업에 열중했다. 교육 기간은 7주. 이 과정을 거쳐 부대에서 1년 이상 근무하면 국제 JTAC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JTAC요원들은 근접항공지원(CAS·Close Air Support)을 하기 위해 시뮬레이터 가상현실에서 훈련을 반복한다. 시뮬레이터는 가로세로 4m 크기다. 시뮬레이터 정면에는 반원형 모양의 대형스크린이 있다. 훈련은 이 안에서 이뤄진다. 스크린의 시야는 상하 80도, 좌우 270도다. 내부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전장에 와 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스크린 앞에는 레이저거리측정기(LRF), 지상레이저표적지시기(GLTD)가 있다. 레이저거리측정기로 전방을 보니 현재 위치와 고도, 목표물의 좌표가 숫자로 표기됐다. 지상레이저표적지시기는 손잡이를 미세하게 돌려 목표물을 선정한 후 단추를 누르면 레이저가 발사된다. 이 레이저는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도록 유도해준다. 영화 트랜스포머 2탄에서 미군 정예 요원들이 전갈 로봇을 향해 레이저로 표적을 발사하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가상 현실로 국내 10개 전방 지역 구현
가상 현실에서는 강원도 인제, 화천, 철원, 문산, 포천 등 국내 10개 전방 지역뿐만 아니라 평양, 개성, 원산, 운산, 영변 등 북한 5개 지역도 구현했다. 시뮬레이터를 화천으로 설정하고 가동하자 부대를 방문하기 위해 이용했던 경춘고속도로 홍천 인터체인지(IC)도 보였다. JTAC훈련생들은 모든 대화를 영어로 진행했다. 올해 전반기 한미연합연습에는 미국 측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B와 전략폭격기 B-1B랜서도 투입했는데, F-15K 등 우리 군 전투기들과 함께 북한 핵심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연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상황에는 JTAC요원들이 한미 핵심공군전력이 적진을 타격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므로 영어 사용 능력은 필수다.
주야간, 안개, 강수 등 여러 상황 가정해 훈련
JTAC훈련생이 지상레이저표적지시기로 목표물 인근의 상황을 파악해 좌표와 함께 정보를 건넸다. 목표물 정보에 따라 공격할 전투기와 미사일이 정해졌다. 30초 만에 스크린에는 F-35 전투기가 나타났다. 30㎞ 밖에서 통합직격탄을 발사한 후 후방으로 선회비행을 했다. 지상레이저표적지시기가 가리킨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켰다. 교관은 이번엔 추가 공격을 위해 F-15K 전투기에서 항공기 투하 폭탄을 요청했다. 요청 1분 만에 F-15K 전투기가 나타나 스크린 상공을 가로지르며 스피커가 찢어질 듯한 굉음을 냈다. 이어 목표물인 전차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화면 안은 흔들렸다. 실제 폭탄이 터질 경우 근접거리에서 느낄 수 있는 진동을 그대로 표현했다. 시뮬레이터는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주야간은 물론 안개, 풍속, 풍향, 강수 등 기상 상황을 바꿀 수 있다.
박진형 교관(대위)은 "JTAC요원들은 지상군 작전을 성공시키고 아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어떠한 환경에서도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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