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이상민 또 유임, '이태원 음모론' 아직 작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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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만간 단행될 후속 개각에서 또 유임될 것으로 알려져 배경이 주목됩니다.
당초 대통령실은 집권 3년차 하반기 정권 쇄신 차원에서 '장수 장관' 교체를 검토했지만 이 장관은 바꾸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장관을 교체하지 않는 이유로 이런 음모론이 작용한 것 같다는 게 김 전 의장 주장입니다.
이 장관을 이번에도 유임시킨다면 윤 대통령이 음모론을 아직도 믿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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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
ⓒ 유성호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만간 단행될 후속 개각에서 또 유임될 것으로 알려져 배경이 주목됩니다. 당초 대통령실은 집권 3년차 하반기 정권 쇄신 차원에서 '장수 장관' 교체를 검토했지만 이 장관은 바꾸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권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과 특검법 정국 등 최근의 어려워진 국정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일각에선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에 언급된 윤 대통령의 '이태원 음모론'이 아직 작동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신임 환경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으로 4·10 총선 이후 첫 내각 개편의 신호탄을 올렸습니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인 이달 중순부터는 후속 개각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구체적 개각 대상으로는 장관 재임 기간이 2년을 넘긴 장관들이 대상에 올랐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 출범 때부터 장관직을 수행해온 인사들이 우선 순위에 꼽힙니다. 히지만 최근 이 장관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얘기가 관가에서 흘러나옵니다.
이 장관에게 차기 경찰총장 인선 임무 부여한 듯
이 장관 유임 방침은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참사 등에 대한 후속 조치 처리가 시급해서라는 게 표면적 이유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이들 사안은 경찰의 사고조사와 수습이 진행 중이어서 행안부 장관의 당면한 업무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 보다는 최근의 정국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청원 등 여론이 요동치고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는 상황이 거론됩니다.
특히 총선 후 공직사회 이완 기류가 두드러진다는 얘기가 관가에서 나옵니다. 3대 개혁은 고사하고 발등에 떨어진 의정 갈등 수습과 민생 정책 등에서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편에선 일부 공무원이 야권에 정보를 건네주는 등 벌써부터 줄을 섰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윤 대통령으로선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공직기강 등 안전판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을 수 있습니다.
이 장관에게는 차기 경찰총장 인선의 임무도 부여된 것으로 보입니다. 정권이 후반기로 갈수록 경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게 대체적인 현상입니다. 채 상병 순직 사건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을 무혐의 처분한 데서 보듯 경찰의 '정권 보위' 역할은 가중될 게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새로 임명되는 경찰청장은 윤 대통령에게 최우선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 정권에 가장 충직한 인물을 뽑는 게 이 장관의 임무인 셈입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 후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공언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고 분위기 일신차원에서 조속한 전면개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여권의 기류였습니다. 하지만 한 총리 교체는 무위로 돌아갔고, 장관급 인사교체 폭은 대폭 줄었습니다. 게다가 교체 대상 1순위여야 할 이 장관은 이번에도 물러날 기미가 없습니다.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쇄신을 촉구하며 회초리를 든 민심과 한참 거리가 멉니다.
김 전 국회의장 회고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음모론에 사로잡혀 있는 듯합니다. 이 장관을 교체하지 않는 이유로 이런 음모론이 작용한 것 같다는 게 김 전 의장 주장입니다. 이 장관을 이번에도 유임시킨다면 윤 대통령이 음모론을 아직도 믿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 장관을 그토록 껴안는 이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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