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늘어도 매출은 지지부진” 면세업계, 공항 임대료 부담 어쩌나
인천공항 입국장 인도장 조기 설치‧특허수수료 감면 연장 절실
코로나19로 하늘길은 열렸지만 당초 기대만큼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면세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입국장 인도장 조기 운영과 특허수수료 감면 연장 등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 수는 작년 5월 대비 60.4% 증가한 약 82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9852억원으로 약 5% 증가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증가율에 비해 면세점 매출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수준이다.
그간 국내 면세업계를 지탱해온 중국 보따리상과 단체여행객 수요가 줄어든 데다 여행 트렌드가 쇼핑에서 체험 위주로 변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1분기의 경우 롯데면세점은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작년 1분기 대비 두 자릿 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 여파로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희망퇴직과 조직슬림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매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은 처음으로 '여객 수 비례' 방식의 임대료 산정 방식을 적용했다. 당시 롯데를 제외하고 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이 이 같은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입찰 당시 각 면세점이 써낸 투찰 금액에 여객 수를 곱해 매달 임대료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연간 일정 금액을 고정적으로 내는 고정임대료 방식 보다는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다른 양상이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방한 외국인이 늘면 면세점 매출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면세점에서의 씀씀이가 줄면서 외국인 증가에도 면세점 매출은 크게 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5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방문자는 2037만112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536만2476명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월 2490만2645명과 비교하면 81.8% 수준이다.
하지만 여객 수 회복 만큼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면세점 입장에서는 매월 수백억원 규모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공사로 정식 오픈을 하지 않고 임시로 운영하는 매장은 고정 영업요율 방식으로 임대료를 내고 있고, 정식 오픈한 곳은 여객 수 비례 방식으로 내는 등 산정방식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모든 매장이 정식 오픈하면 임대료 방식도 기존 계약대로 여객 수 비례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면세업계가 지불해야 할 임대료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반면 체험 위주 여행 트렌드 다시 쇼핑 중심으로 바뀌거나 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렇가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상황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당시에는 임대료 감면 등 정부 지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현실적인 대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게 인천공항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하는 안이다. 작년 4월부터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국장 면세점 인도장이 설치돼 시범 운영 중이다.
현재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내국인 여행자는 출국장 면세점에서 상품을 구입해 여행 기간 내내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상품을 받아 갈 수 있어 여행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면세점에서는 반발하고 있어 정부는 부산항에서 시범 운영을 해보고 향후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허수수료 감면 연장도 업계의 관심이 높다. 올해까지는 50% 감면이 적용되는데 이를 연장해달라는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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