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병 결판내는 SK이노-SK E&S… ‘한 지붕 독립경영’ 체제로

전성필,임송수 2024. 7. 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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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주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평적 합병' 방식으로 확정됐다.

양사는 조직도상 SK이노베이션 아래 SK E&S를 두는 수직 통합이 아닌 수평 통합 방식의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를 구축하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수평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구조로 합병하고, 양사는 기존 조직과 사업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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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독립기업’인 수평 합병 방식
쪼개 붙이기 아닌 각사 사업 유지
수익구조 계승… 주주 반대 최소화
현금 쉽게 끌어와 ‘SK온 구하기’
게티이미지뱅크


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주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평적 합병’ 방식으로 확정됐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했지만, 지배주주를 제외한 다른 주주의 반대와 배임 시비를 피해 가는 길을 택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양사는 조직도상 SK이노베이션 아래 SK E&S를 두는 수직 통합이 아닌 수평 통합 방식의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를 구축하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수평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구조로 합병하고, 양사는 기존 조직과 사업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다. CIC는 한 회사 내에서 특정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사내에 별도의 기업체를 만들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SK E&S는 기존의 도시가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의 사업을 변화 없이 추진할 수 있고, SK이노베이션은 SK E&S로부터 현금을 쉽게 끌어올 수 있다.


이는 외부주주의 반대를 의식한 결과로 분석된다. SK E&S의 자회사 파주에너지서비스의 지분 49%를 가지고 있는 태국의 에너지기업 EGCO가 합병안 논의에서 복병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안 논의 초기 SK E&S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떼어내 SK온에 붙이는 방식이 고려됐지만 EGCO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사업 재조정을 이유로 SK E&S의 일부 알짜 자회사를 SK이노베이션이나 SK온에 몰아줄 경우 SK E&S의 경쟁력 상실로 회사의 손실을 키웠다는 ‘배임 리스크’가 불거질 수도 있다.

SK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재무적인 효과를 최대한 끌어내야 하는 점도 이번 수평적 합병 방식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KKR의 경우 3조원이 넘는 SK E&S RCPS를 보유하고 있다. SK E&S가 보유한 유동성 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른바 ‘그림자 부채’로 불린다. KKR은 SK E&S 자회사이자 핵심 자산인 강원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 코원에너지서비스, 전북에너지서비스, 전남도시가스, 충청에너지서비스, 부산도시가스 등을 상환자산으로 보유했다. KKR이 합병 방식에 반대하며 상환을 요구하고 나서면 SK E&S는 주요 현금원을 잃게 된다. 합병 이후 오히려 재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현재 KKR은 수평 통합 방식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향후 합병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주주 반대를 최소화하고 연내 양사 합병을 마무리한 뒤 ‘SK온 구출하기’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로선 수평 통합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한 셈이다. 특히 CIC 방식은 합병 진행 과정에서 동반되는 경쟁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주요 목적 사업이 다르다 보니 흡수합병을 강행할 경우 조직 통폐합, 사업 축소로 이어져 한쪽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재계 관계자는 “SK E&S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수익 구조를 계승하기에 최적의 합병 방안”이라고 말했다. 합병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합병 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 될 전망이다.

전성필 임송수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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