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망한다"…댓글팀 공방에 여권 후유증 전전긍긍

김기정, 김정재 2024. 7.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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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댓글팀, 여론조성팀 논란이 향후 정국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경원(오른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15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법무부장관 시절 한동훈 후보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심지어 댓글팀까지 있었다는 폭로와 보도가 있었다”며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 해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대표직 수행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원 후보 주장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폭로를 인용한 것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최근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법무부장관 재직 당시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12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선 “내가 한 후보 여론조성팀에서 활동했다. 사실무근이면 나를 고소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ㆍ현직 공무원의 여론조성팀 관여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한 후보는 15일 취재진과 만나 “(사설 여론조성팀을) 저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전혀 무관하다”며 “자발적 지지자가 댓글을 단 게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혹시라도 돈을 주고 고용했다든가, 팀을 운영했다든가 하는 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여권에선 진위를 떠나 해당 논란이 촉발된 경위 자체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여당 최고위원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장 전 최고위원의 내부 폭로라서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읽씹(읽고 무시)’ 문자에 등장한 ‘댓글팀’도 논란을 가중하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23일 한 후보에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적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야권은 맹공에 나섰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 브리핑에서 “불법적인 여론조성팀, 댓글팀의 운영은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반민주적, 반헌법적 범죄”라며 “MB시절 국정원과 기무사의 댓글 공작 그리고 드루킹의 불법 댓글조작 관련자들은 무거운 형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에 포함해서라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 여론을 조작, 오도하는 반헌법적 범죄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한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한 후보의 댓글팀 운영 의혹은 두말할 것 없이 특검 대상”이라며 “칼로서 흥한 자 칼로서 망한다고 했다. 댓글수사로 쿠데타에 성공한 자 댓글수사로 특검을 받는 드라마의 서막이 올랐다”고 했다.

여권에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7년 당시 이명박ㆍ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공방에서 불거진 의혹이 추후 상당수 수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 참여했던 조응천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전 때 서로를 잘 아니까 내밀한 것을 막 던진다”며 “먼지가 좀 가라앉고 난 뒤 그게 수사가 되면 이기려고 던졌던 것이 (서로) 공멸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병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미래로 가는 길은 반목의 길이 아니라 화합의 길”이라고 당부했다.

김기정·김정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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