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고 날카로운 통증, 회전근개 손상

2024. 7. 1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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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박사의 젊은 노인 의학 <15>


통증은 신체 부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근육통은 경련이나 경직에서 오는 거북한 통증을 동반한다. 근육통보다 더 강한 통증은 힘줄과 인대의 손상에서 온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예리한 칼에 찔리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진다. 종종 목 디스크 통증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근골격계 질환 중 이 날카로운 통증이 자주 동반되는 부위가 어깨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는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다. 50대 이상은 60% 넘게, 65세 이상 노인은 80% 가까이가 심한 어깨 고통을 호소한다.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 수는 한해 250만명 이상으로 이중 75만명 정도는 오십견이고 80만명 이상은 회전근개 손상이다. 이 가운데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병을 키워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 수술 중 80% 이상은 회전근개 손상이다.

어깨를 감싸고 잡아주는 근육과 힘줄의 연합체를 회전근개라고 한다. 이 회전근개가 물렁해지고(부분층 손상) 찢어지거나(전층 손상) 날갯죽지 쪽으로 끌려가기도 하는데(광범위 손상) 이를 회전근개 손상이라고 한다.

왜 회전근개에 가장 많은 손상이 일어날까. 모든 손동작의 시작점이 회전근개에 있기 때문이다. 회전근개에는 어깨 안쪽 관절을 움직여주는 4개의 근육이 있다. 어깨 앞쪽은 견갑하건, 위쪽은 극상건, 뒤쪽은 극하건, 뒤쪽 아래는 소원근이다. 때로는 넷 중 한 개의 힘줄이 손상되면 다른 힘줄이 도와 그 동작이 이어지도록 서로 돕는다. 이 때문에 초기 손상에선 개별적인 힘줄의 손상이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데 바로 이 점이 문제다. 초기 손상을 의식하지 못해 병을 키울 수 있어서다. 어깨 운동을 할 때 심각한 제한이 느껴진다면 이미 오래전 손상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 또 병을 키운 탓에 두 곳 이상의 파열이 일어났을 수 있다.

회전근개 손상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어깨 위쪽의 극상건이다. 팔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해당 동작을 지속해 반복하면 견봉에 이 극상건이 부딪히면서 ‘어깨 충돌 증후군’이 발생한다. 이어 극상건이 손상되는데 여기에 석회질이 끼는 ‘석회화성 건염’이 발생하기도 하고 부분층 파열이 시작되면 회전근개 손상이 커진다. 이때 정확한 진단 없이 대충 약을 먹고 어깨를 계속 사용하면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부분층 파열이 전층 파열로 확대되면 심한 경우 봉합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되기도 한다.

극상건 손상의 초기 상태에서 문제 행동을 반복하면 극하건과 장두건, 견갑하건까지 손상을 입는다. 이러면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어깨 앞쪽 힘줄이 찢어지는 ‘견갑하건 손상’은 어깨 앞쪽에 통증이 생긴다. 이러면 손을 배 쪽으로 모으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 대흉근을 키우려고 이 운동을 자주 하다 견갑하건이 손상되는 경우가 적잖다.

회전근개 손상을 확인하면 해당 힘줄의 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어깨를 쉬어야 한다. 쉬기만 해도 대부분은 스스로 회복된다. 하지만 계속 어깨를 사용하면 손상의 진행이 빨라지고 결국 수술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이른다. 수술받는 경우라도 집도의의 권고를 잘 따르면 좋은 결과를 얻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다 재발하는 경우가 잦은 게 회전근개 질환이다. 노인의 경우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회전근개가 손상된 경우도 꽤 된다. 이 경우 관절의 운동 각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재활 치료를 해야 한다. 이를 닦거나 머리 빗는 행동도 불가능할 정도로 관절이 망가졌다면 인공관절 수술로 어깨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다리가 아프면 돌아다니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어깨가 아프면 가만있어도 아픈 데다 거의 모든 동작이 어려워진다. 어깨가 보내는 통증 신호를 잘 감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 신호에 맞게 동작을 줄이는 자제력도 필요하다. 여기에 관절이 굳지 않도록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하고 어깨를 들어주며 앞뒤로 자주 돌려주는 동작을 해보자. 이 동작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깨 질환의 40%를 해결할 수 있다.

<선한목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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