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19금’ 코미디쇼, 세종문화회관 무대 오른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19금’ 코미디쇼를 펼친다.
메타코미디의 코미디쇼 ‘코미디 어셈블’이 다음 달 15~1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 총 4회차 공연을 진행한다. 정치·종교·섹스 등 거침없는 재담 수위를 그대로 살려, 2005년생부터 관람 가능하다. 공공 극장이 성인 타깃 코미디쇼에 도전한 최초이자 도발적 시도다.
가짜 아이돌 ‘매드몬스터’ 캐릭터로 인기 끈 유튜브 채널 ‘빵송국’의 콤비 곽범·이창호(단독 공연)을 비롯해 스낵타운·유스데스크·보따·플러스마이너스 등 만담 팀이 8월 15일 먼저 포문을 연다. 이어 16·17일엔 재미교포 대니 초(단독 공연)에 더해 김동하·손동훈·송하빈·이제규·코미꼬 등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를 선보인다. 아직 공연까지 한 달이나 남았지만, 8월 17일 저녁 공연은 이미 매진됐다.
15일 서울 마포구 전용 공연장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 출연진과 함께 기자들을 만난 메타코미디 정영준 대표는 “해외에서 온 스탠드업 장르, 한국적 만담 장르를 동시에 소개하며 코미디의 다채로움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1년 출범한 메타코미디는 인기 코미디언들을 영입하며 지난해 넷플릭스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로얄’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는 개관 초 모든 공연이 10분 만에 매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마이크 하나만으로 관객의 허를 찌르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미국에선 그래미상 시상 부문에 코미디 앨범상이 따로 있을 만큼 역사 깊다. 최근 들어 카네기홀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공연할 만큼 예술가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방송 위주의 콩트 코미디가 주류였지만, KBS ‘개그콘서트’, SBS ‘웃찾사’ 등 프로그램이 중단·폐지를 반복하며 코미디언의 입지가 좁아졌다. 정 대표는 “코미디가 얼마나 재밌는지 알리고 싶어서 회사를 만들었다. 전용관은 R&D(연구개발) 센터다. 새 얼굴·농담이 뻗어 나오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오랫동안 명맥이 끊긴 만담도 부활한다. ‘스낵타운’ 이재율은 “서영춘 선배님을 비롯해 장소팔·고춘자·오동광·오동피 같은 분들이 하던 장르를 리부트하는 개념이다. 한국 사람한텐 만담을 좋아하는 DNA가 있다는 걸 매주 공연하며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빵송국은 광복절이란 공연날짜와 광화문광장에 인접한 지역성을 살려 “세종대왕의 정신을 담은 만담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웃음의 수위가 높아진 만큼 불쾌함을 유발하는 위험성도 늘었다. 메타코미디 소속 팀인 피식대학은 간판 시리즈 ‘피식쇼’로 지난해 웹예능 최초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능 작품상을 받았지만, 올 초 유튜브 방송에서 지역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어떻게 보면 코미디의 굴레”라며 “앞으로도 실수하고 불편함을 끼칠 수 있다. 철학과 방향을 어떻게 해야 할 지는 계속 고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코미디 어셈블’은 실제 바(Bar)를 운영하는 메타코미디 전용관처럼, 1층 객석 관객에 한해 음주도 가능하다. 모든 관객은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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