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의 귀환…스페인, 12년만에 유로 정상
스페인 ‘최고의 날’ 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는 15일(한국시간) ‘무적함대’ 스페인이 12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정상에 오르자 “스페인의 저력은 대단했다”며 우승을 축하했다.
스페인은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스페인은 1964년, 2008년, 2012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유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대회 전까지 독일과 스페인이 각각 3회로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는데 스페인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사상 첫 4회 우승팀이 됐다. 유로 2008,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 우승 이후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스페인은 이번 우승으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은 스페인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하며 우승을 이끈 로드리(28·맨체스터시티)에게 돌아갔다. 경기 전날인 13일 17번째 생일을 맞이한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17·바르셀로나)은 베스트 영플레이어로 선정됐다. 야말은 이날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2016년 대회 때 헤나투 산시스(포르투갈·당시 18세 327일)의 기록을 앞당기면서 유로 결승전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월드컵을 포함해도 역대 최연소 결승 출전 기록이다. 월드컵에선 1958년 브라질 ‘전설’ 펠레가 세운 17세 249일이 결승 최연소 출전 기록이었다.
결승전에도 선발로 출격한 야말은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22·아틀레틱 빌바오)의 선제골을 도왔다. 대회 4번째 어시스트로 이번 대회 도움왕까지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야말은 “무척 행복하다. 꿈 같다. 스페인으로 돌아가서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게 정말 기대된다”면서 “인생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축제 분위기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유럽을 제패한 데다 같은 날 스페인의 테니스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3)가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를 물리치고 윔블던 테니스 대회의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윔블던은 영국에서 열리는 최고 권위의 메이저 테니스 대회다.
반면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는 2년 연속 유로 결승에 진출하고도 또다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로 58년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득점 부문에선 잉글랜드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과 스페인의 다니 올모(26·라이프치히) 등 6명이 3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케인은 득점왕에 오르고도 분루를 삼켰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꼽히면서도 소속 팀은 물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우승하지 못하는 케인의 ‘무관 징크스’가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자 A매치 최다 득점자(66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 차례 득점왕에 오르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득점왕(6골)을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활약에도 대표팀이나 소속 팀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09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2016~17시즌 EPL 2위,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다.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케인의 ‘무관 커리어’가 끝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케인은 뮌헨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케인은 “우승 기회를 놓친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찬스가 왔을 때 잡았어야 했는데 이번에도 놓쳤다. (오늘의 패배는) 꽤 오랜 기간 상처로 남을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찰 1명이 50억 받아 갔다, 룸살롱 상납받은 ‘꿀보직’ | 중앙일보
- '봉선화 연정' '싫다 싫어' 부른 가수 현철, 82세 일기로 별세 | 중앙일보
- 뭐, 비행기에서 번역 된다고?…해외여행 '최강 통역기' 정체 | 중앙일보
- "홍명보가 그냥 싫은 거잖아"…침착맨 발언에 축구팬 발칵 | 중앙일보
- 압구정·홍대 활보한 '알몸 박스녀' 재판 넘겨졌다…혐의 보니 | 중앙일보
- 할머니 된 이경실 "아들 스물셋에 혼전임신…솔직히 창피했다" | 중앙일보
- 쯔양 "구제역·전국진 등 협박자 고소…원치않는 계약서도 작성" | 중앙일보
- "김호중처럼 튀자" 음주사고 뒤 또 마셨다…못된 짓 없애는 방법 | 중앙일보
- "토달지 말라" 절차도 패싱…거야, 국회법 마음대로 쓴다 | 중앙일보
- "이러다 다 망한다"…댓글팀 공방에 여권 후유증 전전긍긍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