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화왕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생물 보고’ 됐다
경남 창녕군 전역이 유엔 교육·과학·문화 기구인 ‘유네스코(UNESCO)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핵심구역인 화왕산과 우포늪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모로코 아가디르에서 열린 제36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창녕군 전역(530.51㎢)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 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이라는 충돌할 수 있는 가치를 조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정된다. 현재 136개국에 759곳(744만2000㎢)이 있다. 한국은 설악산과 제주도 등 9곳에서 이번에 창녕이 포함되면서 10곳으로 늘었다.
유네스코는 “창녕은 화왕산의 울창한 숲, 넓게 펼쳐진 우포늪과 농지 등 생명체로 가득한 숲, 담수생태계, 지속가능한 농경이 섬세한 균형을 이루며 여러 동식물 안식처가 되고 있다”면서 “특히 우포늪은 2008년부터 멸종위기종인 따오기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등 성공적인 생물 다양성 보전의 모범 사례”라고 소개했다.
습지보호지역인 우포늪과 군립공원인 화왕산은 생물권보전지역 3개 용도구역 중에 핵심구역, 두 핵심구역을 연결하는 통로인 토평천·계성천·창녕천 유역은 완충구역, 나머지 지역은 협력구역으로 설정됐다.
핵심구역은 모니터링과 조사·연구 정도만 할 수 있는 지역이고 완충구역은 ‘환경교육과 레크리에이션, 생태관광, 기초·응용연구 등 생태에 적합한 활동’이 가능한 지역이다. 협력구역은 ‘자원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개발하는 지역으로 농업이나 주거 등 다른 용도로 이용되는 지역’을 말한다.
이중 핵심 구역인 화왕산(756m)은 영남권 최대 ‘억새산’이다. 백두산이나 한라산처럼 화산 폭발로 생긴 산이다. 그래서 분화구였던 정상 자리가 움푹 패어 있다. 이곳에 억새밭이 있다.
풍수지리로 봐서 화왕산은 ‘화형산(火形山)’에 속한다. 다섯 손가락을 쫙 편듯한 모습의 산을 이렇게 부른다. 서울 관악산도 화형산이다. 그래서 불기운을 누르기 위해 예로부터 해태상을 세웠다. 광화문 해태상이 인공적으로 화기를 누른다면 화왕산 화기는 1억4000만년 전에 생긴 우포늪이 그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2009년에는 화왕산에서 억새태우기 행사를 하다 큰불이 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화왕산 정상은 2~3m 높이 돌담으로 된 화왕산성(2.6㎞)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화왕산성을 에워쌌지만, 곽재우(1552~1617) 장군이 지켜냈다.
경남 창녕군 대합, 유어, 이방면 등에 걸쳐 있는 우포늪(220여만㎡)은 국내 최대 규모 내륙 습지다. 물의 표면, 물과 땅이 만나는 가장자리, 물속 등에 자라는 자라풀·가시연꽃·부들 등 식물 480여 종과 고니·노랑부리저어새·황조롱이·잿빛개구리매 등 조류 62종, 수서곤충류 55종, 포유류 12종, 파충류 7종, 양서류 5종, 패류 5종 등이 산다. 2008년부터는 따오기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장은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은 우포늪 등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지역사회가 노력한 결과”라며 “이번 지정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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