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STX중공업 품었다…공정위 “조건부 승인”
HD현대 그룹이 엔진 부품→엔진→선박으로 이어지는 조선 부문의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강화하게 됐다. 엔진 제조사이면서 부품 제조 자회사를 거느린 STX중공업을 최종적으로 인수하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과거에도 HD현대 조선 부문은 수직 계열화 구조였다. HD현대중공업이 엔진 부품과 엔진을 제조하면 이를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가 넘겨받고 선박으로 만들어 발주처에 넘기는 식이다. 여기에 엔진 제조사인 STX중공업이 합세하고 부품 제조 자회사(KMCS)까지 가세하면서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국내에서 HD현대의 주요 선박 엔진 부품(크랭크샤프트) 시장점유율은 60~70%에서 70~90%로, 엔진 시장점유율은 60~70%에서 60~80%로 늘게 됐다.
공정위는 이를 무조건 승인할 경우 조선업 시장에서 HD현대와 주요 경쟁 상대인 한화 그룹 조선 부문 등이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이런 배경에서 공정위는 HD현대 조선 부문에 앞으로 3년 동안 경쟁 엔진 제조사 상대 ▶공급거절 금지 ▶최소물량 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지연 금지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3년 뒤 시장 여건에 따라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STX중공업 입장에선 2014년 STX 그룹 해체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법정관리를 받고 5년 만에 HD현대 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HD한국조선, 컨테이너선 3.7조 수주=HD한국조선해양은 15일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3조6832억 원이다. 회사는 이번 수주로 올해 총 144척 162억7000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인 135억 달러의 120.5%를 6개월여 만에 달성했다.
또, 이날 필립 S.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아 함정사업 분야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놀란 바크하우스 주 부산 미국 영사도 함께 방문했으며,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이들에게 주요 사업 현황을 직접 소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의 유지·보수·정비를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국내 기업 최초로 체결한 바 있다.
세종=김민중 기자, 박영우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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